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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돈당 1.6% 급락”…국내외 금값 동반 약세에 환율 하락까지 부담
경제

“1돈당 1.6% 급락”…국내외 금값 동반 약세에 환율 하락까지 부담

허예린 기자
입력

초여름의 여명 속, 금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흔들림을 겪고 있다. 6월 24일 오전 9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돈(3.75g) 기준 국내 금 시세는 552,638원을 기록했다. 하루 전 6월 23일과 견주어 무려 8,925원, 퍼센트로는 1.6%가 하락했다. 전일 시세 561,563원의 벽이 힘없이 무너진 가운데, 단일 거래일 기준으로도 의미 있는 낙폭이 연출됐다. 이 수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었음을 보여주며, 다시 한 번 금이라는 안전자산의 존재감을 돌아보게 한다.

 

해가 뜨기도 전, 국제 시장 또한 하락의 기운에 휩싸였다. 삼성금거래소가 내놓은 오전 공시 자료에 따르면, 1돈 국제 금값은 살 때 기준 403.46달러, 원화로 환산해 551,450원, 팔 때는 403.65달러, 551,714원이다. 전일보다 각각 2.72달러(3,711원)가 내려갔으며, 달러 거래선상에서도 소폭의 하락이 포착됐다. 최근 금 선물가격이 단기 고점에서 주춤하는 상황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미국의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국제 시세도 함께 하락 곡선을 그렸다.

환율 하락에도 금값 하락 지속…국내외 시세 동반 약세 (금값시세)
환율 하락에도 금값 하락 지속…국내외 시세 동반 약세 (금값시세)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1,367원의 환율이 공시됐다. 하루 새 5.7원이 내리면서 원화가 강세로 전환됐다. 통상적으로 원화가 강해지면 국제 금값의 원화 환산가는 더 큰 하락 압력을 받기 마련이다. 환율과 금값이 동시에 내려간 현실은 투자자의 행보에 각별한 고민을 던진다. 글로벌 자금이 위험을 피해 금에 몰리기보다 더 높은 수익 혹은 더 큰 안정성을 찾아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금 더 거리를 두고 흐름을 살피면 단기와 장기 평균이 엇갈린 풍경이 드러난다. 최근 일주일 평균보다 5,309원이 낮아졌고, 30일 평균과 견주면 오히려 644원이 높다. 단기 흐름은 꺾였으나, 장기적으론 여전히 견고함이 유지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장 전체가 아직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미묘한 갈래길 위에 서 있음을 시사한다.

 

거래대금의 활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6월 23일 하루 동안 국내 금 거래대금은 963억 원에 달했다. 부침 속에서도 금에 대한 수요가 일정 수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락장 속 저가 매수세가 새롭게 유입될지, 투자자 심리는 다음 며칠간 거래량 동향과 맞물려 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지나간 계절을 돌이켜보면, 1년 새 금 시세의 출렁임도 만만치 않다. 최고점은 613,238원, 현재 시세는 이보다 60,600원, 비율로는 9.9% 아래에 머물러 있다. 반면, 1년 최저점이던 327,788원과 견주면 224,850원, 즉 68.6%나 높은 값을 보이고 있다. 단기 하락의 여운에도, 장기 관점에서 금은 여전히 높은 고지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장기 보유자에게는 변함없는 이익의 구간이 지속됐고, 최근의 단기 조정마저도 그런 기조에는 아직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금 시세는 국내외 모두 뚜렷한 하락 압력과 맞닿아 있다. 미국의 금리 전망, 달러 강세, 글로벌 증시 회복과 같은 굵직한 변수가 교차하면서 금 시장에 복합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환율까지 하락하는 국면이 겹치며 국내 금값의 하방 압력을 키웠다는 점도 분명하다. 단일한 논리만으로는 설명하지 못할, 다층적이고 미묘한 시장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정리하자면, 6월 24일자 금 시세는 하루 새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렸으나, 평균 가격 및 장기 구간에서는 여전히 높은 위치에 머물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세계 각국의 지정학적 흐름과 맞물려 앞으로의 금 시장은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에게는 단기 등락에 따라가는 예민한 감각과, 장기 흐름을 읽어내는 신중함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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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환율#국제금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