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해송림과 푸른 바다”…울산 동구에서 만나는 초록빛 쉼과 절경 → 일상 속 자연의 여유
라이프

“해송림과 푸른 바다”…울산 동구에서 만나는 초록빛 쉼과 절경 → 일상 속 자연의 여유

신민재 기자
입력

맑은 하늘 아래, 초록 바람이 스며든 해변을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몇 년 전만 해도 주말 나들이지로만 여겨졌던 동해의 바닷가가, 이제는 일상 가까운 휴식처가 되고 있다. 바쁘고 탁한 도심에서 벗어나 푸른 바다와 해송 사이를 거닐다 보면, 자연의 리듬이 삶에 조용히 스며든다.

 

요즘 울산 동구에는 해송림 너머로 보이는 파란 바다 풍경을 ‘인증’하는 SNS 사진이 쏟아진다. 대왕암공원은 이 지역 사람들뿐 아니라 먼 길을 달려온 여행객들에게도 인기다. 신라 왕비의 전설이 깃든 대왕암과, 파도에 닳은 기암괴석, 그리고 육지를 잇는 철교 위를 걷는 짧은 모험은 누구에게나 작은 해방감을 안긴다. 햇살에 반짝이는 울기등대도, 보는 이의 마음에 오랜 시간을 켜켜이 쌓는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울산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울산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울산 동구의 자연휴양지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에겐 SNS를 통한 ‘핫플레이스’가, 중장년층에겐 건강을 챙기는 산책 코스가 된 것이다. 대왕암공원과 수목원, 주전봉수대 주변에는 주말만 되면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이 북적인다.

 

더 깊은 초록을 마주하고 싶을 때, 동구 쇠평길의 울산테마식물수목원도 주민들의 쉼터가 된다. 도심 한복판에서 걷기만 해도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생태림을 살려 꾸민 자연 친화적 공간이다. 방문자들은 “나무 그늘 아래 나만의 시간을 찾았다”고 표현한다. “공기 자체가 다르다”는 한 체험자의 소감처럼, 계절마다 달라지는 숲 내음과 식물 향기는 진한 휴식처럼 다가온다.

 

주전동 해안의 봉수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바다를 보며 걷다 보면, 이전 세대가 남긴 삶의 흔적이 자연과 어우러져 오늘의 산책길을 만든다. 탁 트인 바다와 높게 솟은 바위, 역사 속 작은 건축물까지 이곳의 시간은 차분하게 흐른다.

 

전문가들은 “역동적인 도시 생활 안에서도 자연 속 걷기는 삶의 회복력을 크게 높여준다”고 조언한다. 심리적 안정감을 찾으려는 현대인들이 점점 더 짧은 여행, 가까운 산책을 소중한 루틴으로 받아들이는 셈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쉬는 날마다 찾는 곳이 됐다”, “나만 알고 싶은 동네 산책길” 등 일상의 피로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했다는 글이 이어진다. 함께 사진을 찍거나, 조용히 바람만 맞아도 스트레스가 가셨다는 경험담이 쌓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동구 해안의 자연은 단지 잠시 머무는 장소가 아니라, 숨 막히는 도시의 일상을 가만히 어루만지는 기호가 되고 있다.

신민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울산동구#대왕암공원#울산테마식물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