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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속 커피, 노래하는 라운지”…서울 실내 데이트, 평범함을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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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속 커피, 노래하는 라운지”…서울 실내 데이트, 평범함을 벗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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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실내에서 이색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늘었다. 예전엔 영화관이나 카페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감각까지 나누는 체험 공간이 사랑받고 있다.  

 

서울 곳곳에 새롭게 생겨난 실내 데이트 명소가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 가장 인기인 공간은 암흑 카페 ‘씨더라이트’. 전등을 모두 끈 암흑 속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게임을 즐기다 보면, 상대와 소곤소곤 대화 나누는 감각 자체가 새롭게 느껴진다. 한 방문자는 “처음엔 어색했지만 빛이 없으니 더 솔직해지는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출처=뮤지컬펍 송스루
출처=뮤지컬펍 송스루

뮤지컬을 좋아한다면 청담동의 ‘송스루 청담라운지’에서 홀딩 컵을 들고 감미로운 라이브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뮤지컬 넘버가 이어지는 밤, 배우와의 포토타임은 특별한 추억을 남긴다고 연인들이 표현했다.  

 

홍대 방탈출 카페는 또 다른 주목 대상이다. 서로 협력해 단서를 찾아 나서는 게임은 커플 사이의 팀워크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린다. “탈출 성공의 쾌감만큼 서로를 이해하게 되더라”는 반응도 많다.  

 

마곡 드로잉카페 ‘색조화’에서는 원하는 도구를 골라 그림을 그리며 예술 감성을 나눌 수 있다. 말 없이 나란히 앉아 각자의 그림을 완성하는 모습에서 조용한 유대감이 느껴진다. 강서구 실내 바다낚시터 ‘후킹실내바다낚시터’는 진짜 물고기를 직접 낚고, 회로 맛보며 교외 체험의 감동을 도심 안에 불러온다.  

 

이런 변화는 연인들 사이에서 데이트의 의미가 달라진 데서 출발했다. 실내지만 체험형 공간이 늘어나면서, 함께 무언가를 ‘함께 해낸다’는 작은 성취와 소통이 주는 만족감이 좋아졌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데이트 장소 후기를 공유하는 SNS 커뮤니티에도 “요즘은 그냥 대화만 하는 건 아쉬워서 새로운 활동을 찾는다”는 글들이 이어진다.  

 

서울 실내 이색 데이트 명소의 공통점은 ‘서로에 대한 시선 확장’이다. 전문가들은 “연인들이 관계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데이트 방식을 바꾼다”며 “새로운 상황 속에서 상대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작고 사소한 체험이라도, 함께 경험한 순간은 누군가의 일상에 오래 남는다. 서울의 한가운데서 평범함을 깨는 이 실내 데이트 공간들은, 연인들에게 ‘함께 하는 오늘’을 더 오래 기억하게 해주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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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더라이트#송스루#색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