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관중의 함성”…KBO리그, 44년 집념→국민 스포츠 도약
2024년 가을, 야구장의 환호가 들불처럼 번졌다. 출범 44년 만에 2억 관중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KBO리그의 하늘에는 팬들의 함성만큼이나 깊은 정서가 깃들었다. 찬란한 순간, 수십 년 응원으로 빚어진 팬들의 염원은 다시 한 번 KBO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KBO는 9월 11일까지 정규시즌 누적 관중이 2억 781명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올해에만 1천115만 9천737명이 야구장을 찾아 시즌 누적 관중 2억 명 돌파에 힘을 더했다. 이는 2만 3천511경기에서 평균 8천507명의 관중이 매 경기장을 찾았다는 뜻이며, 1982년 143만 8천768명에서 시작된 관중 수는 해마다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KBO리그는 첫해 200만 관중 시대를 연 뒤, 1990년 300만, 1993년 400만, 1995년 500만 관중을 차례로 달성했다. 1990년대 후반 침체기를 겪었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다시 도약해 2011년 600만, 2012년 700만 관중을 넘어서며 부흥기를 맞았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 이후 2016년 800만을 돌파했고, 2024년에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1천만 관중 신기록까지 세웠다. 그 결과 올해 2년 연속 1천만 관중 달성은 물론, 사상 첫 1천200만 돌파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관중 증가 추이는 더욱 두드러졌다. 1억 관중 돌파까지 1만3천767경기가 걸렸던 데 비해, 이후 1억을 추가하는 데 소요된 경기는 9천744경기에 불과했다. 이는 KBO 리그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팬 저변이 과거보다 얼마나 넓어졌는지를 보여준다.
구단별로는 LG 트윈스(전신 MBC 청룡 포함)가 누적 관중 3천593만 명으로 선두를 차지했고, 롯데 자이언츠 3천193만 명, 두산 베어스(OB 베어스 포함) 3천34만 명이 뒤를 이었다. 각 구단의 팬층과 지역색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KBO 관계자는 “더 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고 즐길 수 있도록 팬 퍼스트 실현과 인프라 개선, 팬 친화적 정책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언급했다. 매 경기장에서 팬들이 보여준 응원과 열정, 그리고 기록을 향한 도전이 다시 한 번 리그 전체에 희망의 불씨를 놓았다.
가을바람을 가르며 힘차게 울려 퍼진 응원가처럼, KBO리그의 2억 관중 기록은 긴 시간에 걸친 변함없는 사랑의 증표로 남았다. 수많은 손길과 눈빛, 그리고 야구장에 남겨진 추억은 한국 프로야구만의 유산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