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복합제 수출”…한미약품, 베트남 비엣팝과 협력 강화
고혈압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에서 한미약품이 현지 제약기업 비엣팝과 독점 공급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해외 시장 진출에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업계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다양한 고혈압 복합제가 베트남 환자 치료에 공식적으로 쓰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동남아 시장 내 경쟁 구도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국제 제약·바이오 박람회에서 공식적으로 체결됐다.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고혈압 복합제 완제품을 현지 비엣팝에 공급하며, 비엣팝은 베트남 내 허가, 유통, 판매 전 과정을 전담하게 된다. 베트남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환자 수 기준 약 1500만명 규모로, 연간 40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미약품 고혈압 복합제는 두 가지 이상 성분을 한 알에 담아 복용 편의성 및 환자 순응도를 크게 높이는 의약품이다. 특히 이번 공급 제품군은 국내외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조성비 최적화와 다양한 용량 옵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단일제제 대비 장기간 복용 환자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엣팝은 20년 이상 현지 의약품 연구개발 경험을 보유한 하노이 기반 제약사로, 베트남 내 선도적 유통망과 인허가 역량을 바탕으로 한미약품 신약의 빠른 시장 안착을 도모할 계획이다. 현지 맞춤형 제품 도입을 추진하면서 양사 간 추가 협력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베트남 고혈압 치료 시장은 만성질환 관리 수요가 급증하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국내외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입하고 있지만, 유통망 안정성, 라이선스 체계, 현지 환자 데이터 기반 제품 출시 역량 등에서 차별화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한미약품-비엣팝 협업은 허가·공급·판로 전 과정을 현지화함으로써 글로벌 경쟁사 대비 유리한 지점을 선점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트남 보건당국의 의약품 등록 및 허가 프로세스도 최근 선진화 기조가 뚜렷해, 국제 공인 임상자료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에 경쟁력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비엣팝은 고혈압 복합제 이외에도 미충족 의료수요 대응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만성질환 환자군을 가진 베트남 시장에서 의약품 복합제 도입이 환자 관리 효율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화 모델 성공 여부가 향후 주변국 진출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한국-베트남 협력 모델이 실제 현지 시장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