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선수 공백 현실화”…프로배구 여자부, 컵대회 운명→국내 조합에 달렸다
여수의 가을, 무대를 밝힐 주역들이 빠진 채 국내 선수들의 숨겨진 실력이 누군가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다. 프로배구 여자부 7개 구단의 선택은 이전과 달랐다.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 쿼터 출전 금지, 돌연한 변수가 컵대회를 전에 없던 무대로 만들었다.
21일 개막하는 2025 여수·NH농협컵 여자프로배구 대회에서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 쿼터 선수 대부분이 불참하게 됐다. 국제배구연맹이 세계선수권 명단 및 국제이적동의서 조건을 달면서, 출전 제한 조치가 전체 외국인·아시아 쿼터에게 확대 적용됐다. 이에 따라 모마와 타나차(한국도로공사), 실바와 도코쿠(GS칼텍스), 조이 웨더링턴과 시마무라(페퍼저축은행) 등 각 팀의 주력 외국인들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우승을 노려도 공격의 핵심이 자리를 비운다. 한국도로공사는 모마, 강소휘, 타나차 삼각편대라는 화력을 준비했지만, 모마와 타나차 없이 강소휘 중심의 국내 조합 운영에 돌입했다. 김종민 감독은 “타나차는 세계선수권 후 완전 회복이 안 됐고, 모마의 동행 여부는 아직 판단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각 팀은 국내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한다.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들을 여수로 동행시켜 현지 훈련만 참여시키기로 했고, 페퍼저축은행 역시 1순위 외인과 시마무라를 데려가지만 경기장 레드카펫은 허락되지 않는다. 흥국생명(레베카-피치), IBK기업은행(빅토리아-킨켈라)도 같은 방식으로 동행만 결정했다.
반면 정관장은 자네테를 여수에 동행시키지 않고 자체 훈련에 집중시키는 방침을, 현대건설은 무릎 부상 중인 카리 가이스버거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모든 선택의 중심에는 회복과 체력, 조직력 점검이 놓였다.
7개 구단 감독들은 외국인 선수 대우, 그리고 국내 선수들만의 무대라는 쓴소리와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관중들은 새 얼굴의 발견, 높아진 경쟁 분위기, 그리고 의외의 경기 흐름에 주목할 전망이다.
잠시 멈춘 외국인 선수의 그림자, 그 빈자리는 국내 멤버들이 공감과 집중력으로 채운다. 이번 2025 여수·NH농협컵 여자프로배구 대회는 주전급 국내 선수들의 새로운 조합과 조직력, 선수층의 두께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경기는 9월 21일부터 여수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