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AI칩 구매 금지”…중국, 엔비디아 제재로 미중 기술전쟁 격화 전망

현지시각 17일, 중국(China)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자국 주요 기술기업에 미국(USA)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인공지능(AI) 칩 구매를 전면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력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미국산 첨단 반도체 의존률을 줄이기 위한 강경 조치에 나섰다는 평가와 함께 이번 결정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과 양국 기술 갈등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조치는 그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CAC는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를 포함한 중국 대형 테크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RTX 프로 6000D 칩 테스트와 신규 주문을 전면 중단할 것을 공식 지시했다. 기존의 제한보다 훨씬 강화된 이번 명령은 과거 미국 맞춤형 AI칩의 부분적 통제 이후 취해진 첫 전면적 조치이며, 현장에서 주문 취소와 테스트 중단이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최근 들어 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본격화해왔다. 앞서 엔비디아가 중국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기술 독립과 국가 안보를 내세워 자국 산업의 전략적 전환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이에 미국은 첨단 칩 수출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으며, 심화되는 수출입 제한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도 다시 한 번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치 직후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프리마켓서 1% 하락하며 즉각적인 영향을 반영했다. 수만 개 단위로 AI칩 도입을 준비하던 중국 기업들이 구매와 성능 검증을 멈추면서 관련 공급망과 시장 내 혼선도 커지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미중 전략 경쟁 심화와 함께 글로벌 AI칩 시장 내 양극화 흐름이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기술주권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평가와 함께, 단기적으로 산업 발전 속도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규제 강화가 중기적으로 중국 AI 반도체 자급률을 높여 독자 생태계 구축을 촉진할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국제 표준과 성능 측면에서 미국 기업과의 격차가 단기간에 좁혀지기는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AI와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기술 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면서, 양국 관계 악화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시장 질서 변화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반도체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미중 간 기술 패권 다툼과 규제 강화, 이에 따른 파장에 글로벌 시장이 예의주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