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화순 조직 추슬러 총선 대비”…국민의힘, 김화진 도당위원장 전면 배치
정치적 열세 지역인 호남을 둘러싼 조직 재편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지역 인사들이 다시 맞붙었다. 사고 당협으로 분류돼 공백이 길어졌던 전남 나주·화순과 광주 동남을에 새 조직위원장이 임명되면서 총선을 앞둔 당 조직 재정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국민의힘은 27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전남 나주·화순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에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최고위원회는 같은 회의에서 광주 동남을 조직위원장에 김용임 광주광역시의원을 임명하는 안건도 함께 의결했다.

앞서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10월 나주·화순 당협을 포함한 전국 36개 사고 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조직위원장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복수 후보가 지원한 나주·화순 당협에서 김화진 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고, 이날 최고위원회 의결로 임명이 확정됐다.
김화진 위원장은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을 네 차례 맡았고,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인사다. 특히 15년 동안 화순에 거주하며 나주·화순 지역 당원 및 주민들과 꾸준히 교류해 왔다는 점이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화진 위원장은 임명 소감에서 지역 밀착 행보를 강조했다. 그는 "4선 도당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오직 주민 숙원과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와 국회의 문턱이 닳도록 뛰어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제 삶의 터전이 된 나주와 화순에서, 그간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도약을 이뤄내라는 당과 지역 당원들의 준엄한 명령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그동안 사고 당협이 많았던 호남권 조직을 정비해 내년 총선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김화진 위원장 카드가 나주·화순 지역 조직 재가동과 인물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노린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광주 동남을 조직위원장에 임명된 김용임 광주광역시의원도 지역 기반을 앞세운 인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광주 동남을 조직위원장을 공모한 결과 3명이 지원해 경쟁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조직 기반이 취약한 광주에서 다수 인사가 지원한 점을 두고 "호남에서의 정치적 입지 확대를 노리는 당내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용임 위원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국민의힘이 지역의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광주 동남을에서 민생 이슈를 선점하며 당 지지세 확장을 시도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사고 당협 정비를 통해 호남 공략의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실제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특히 전남 나주·화순과 광주 동남을은 그동안 야권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 지역으로, 조직 책임자 교체만으로 민심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김화진 위원장과 김용임 위원장이 모두 지역 거주 이력과 현장 활동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향후 중앙당과의 연결 고리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 전략의 세부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내에서는 지역 숙원 과제 해결과 예산 확보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국민의힘이 호남 민심과의 거리감을 일정 부분 좁힐 수 있다는 기대도 공존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심사를 마친 나머지 사고 당협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조직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회와 정치권은 나주·화순과 광주 동남을을 비롯한 호남권 조직 개편이 향후 공천 경쟁과 총선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