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시장서 시총 4조달러 돌파”…엔비디아, 기술 혁신에 글로벌 경쟁 격화
현지시각 9일, 미국(USA)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장중 시가총액 4조달러(약 5,500조 원)를 돌파하며 글로벌 AI 칩 시장에서 독보적 위상을 재확인했다. 엔비디아의 급등세는 빅테크 기업과 AI 스타트업의 대규모 투자 열기, 차세대 칩 개발 가속화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과 업계에 직접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AI 반도체 공급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USA-China) 기술 패권 경쟁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시총 4조달러 돌파는 창업자 젠슨 황(Jensen Huang) CEO가 15년 전 GPU 기술을 범용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영역까지 확장한 전략 변화에서 비롯됐다. 회사는 그래픽 처리를 넘어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등 첨단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칩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 투자했고, 덕분에 H100, 호퍼, 블랙웰 아키텍처 등 AI용 신제품 출시를 앞당기며 품귀 현상을 불러왔다. 특히 H100 칩은 지난 한 해에만 수백만 개가 판매돼 매출을 5배 이상 성장시켰다.

오픈AI(OpenAI), 메타플랫폼(Meta Platforms), 알파벳(Alphabet) 등 주요 IT 기업과 AI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언어모델(LLM) 훈련을 위해 엔비디아 칩 확보에 나서면서, 2023년 시총 1조달러, 지난해 3조달러 돌파에 이어 올해 4조달러 고지를 밟았다. 매출총이익률은 70%까지 치솟았다. 경쟁사 애플(Apple)은 한때 시총 3조달러를 선점했지만, 최근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엔비디아보다 20% 낮은 3조1,000억달러에 머물렀다.
그러나 미중 반도체 수출 통제가 시장에 변수가 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0월 H800 칩의 중국 수출을 막았고, 올해 4월 트럼프 행정부 역시 중저사양 칩까지 규제 범위를 넓혔다. 이에 엔비디아는 55억달러 규모 재고 손실을 기록하면서도, 수출 규제에 맞춘 전용 칩을 오는 9월 중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매출은 전체의 13%로 줄고, 시장점유율도 4년 새 95%에서 50%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가 단기간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AI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Reuters) 역시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미중 지정학적 갈등이 주가 향방의 핵심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등 경쟁사들도 AI 업계 지위 유지를 위해 스타트업 인수 가능성을 탐색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중장기 성장세가 견고하겠지만, 미국의 수출 규제와 중국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고객 다변화와 칩 공급 역량, 글로벌 수요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이번 AI 칩 시장의 판도 변화와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반도체 공급망, 글로벌 기술 패권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