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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현실 인정해야”…김여정, 북미정상 관계 긍정 속 비핵화 협상 불가 재확인
정치

“변화된 현실 인정해야”…김여정, 북미정상 관계 긍정 속 비핵화 협상 불가 재확인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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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를 둘러싼 시선이 다시 교차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이 미국을 향해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비핵화 논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미 정상 간 관계 개선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기존 입장에는 단호함을 보였다.

 

김여정 부부장은 7월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에만 집착한다면 조미 사이의 만남은 미국측의 희망으로만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백악관 당국자가 북미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한 공식 답변으로 해석된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이어 김 부부장은 “2025년은 2018년이나 2019년이 아니라는 데 대해서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미는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하노이, 그리고 그 해 판문점 등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그는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양측 정상 간 신뢰의 여지를 비쳤다. 그러나 “조미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비핵화 실현 목적과 한선상에 놓이게 된다면 그것은 대방에 대한 우롱으로밖에 달리 해석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그 능력에 있어서 지정학적 환경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엄연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앞으로 모든 것을 예측하고 사고해보는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핵억제력의 존재와 전체 조선인민의 총의에 의해 최고법으로 고착된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하려는 시도는 철저히 배격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김 부부장은 “핵을 보유한 두 국가가 대립하는 것은 서로에게 이롭지 않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새로운 사고의 전환과 접촉 방안의 모색 필요성을 피력해, 비핵화와는 별개로 북미 대화의 문을 일부 열어두는 모습도 보였다.

 

정치권과 외교가는 이날 담화가 북한의 비핵화 협상 불가 원칙을 거듭 확인하면서도, 미국 변화와 새로운 접근이 있다면 대화는 가능하다는 단서를 포함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과의 외교 실무 접촉 가능성, 차기 미 대선 이후 북미관계 변화 전망 등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현 상황을 '핵보유국' 구도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려는 의지를 강조한 가운데, 한미 외교당국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미 간 다음 행보는 미국의 정책 변화와 북한의 추가 메시지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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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비핵화#북미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