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나노 2단 엔진 인증”…이노스페이스, 상업 발사체 실증 성공으로 국산화 앞당겨
이노스페이스가 국내 우주 발사체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민간 전문기업 이노스페이스는 9일 고흥종합시험장에서 진행한 ‘한빛-나노’ 상단부(2단) 엔진의 단인증시험을 최초로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시험은 액체메탄 로켓엔진에 전기펌프를 적용하는 등 자체 개발 역량으로 구성품 단순화와 고도화 기술을 실증한 데 의의가 있다. 업계는 시험 완료를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 국산화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자체 개발 2단형 소형 발사체 ‘한빛-나노’에 대해 중량 90kg급 탑재체를 500km 태양동기궤도(SSO)에 진입시킬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1단은 2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엔진, 2단은 3톤급 액체메탄 로켓엔진으로 구성된다. 이번 2단 엔진 단인증시험에선 300초 동안 연소시험을 거쳐 연료 공급계통의 안정성, 구조적 무결성, 통합 제어시스템 등 발사체 신뢰성 요소를 집중 검증했다. 특히 극저온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스테인리스 기반 일체형 탱크 및 공통격벽(연료와 산화제 분리기) 설계가 적용돼 높은 경량화와 구조 단순화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평가받는다.

2단 엔진은 1단과 분리 후 고도 100km 이상에서 고객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한빛-나노가 채용한 액체메탄 엔진은 기존 솔리드(고체) 연료 방식 대비 발사 정밀도·안정성 측면에서 우위가 있다. 전기펌프 방식 역시 기존 터보펌프 대비 소형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흥 소형 위성 시장에 적합한 최신기술로 평가된다. 국내 민간 발사체 기업 가운데 독자기술로 비행이 가능한 상단부 인증을 완료한 사례는 한빛-나노가 최초다.
상업용 소형위성 발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미국 스페이스X, 뉴질랜드 로켓랩 등 글로벌 민간 기업들 역시 이 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 중이다. 일본, 중국, 인도에서도 국가 주도 또는 민간발사체 기술 고도화를 통해 저궤도 위성발사 수주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엔진 핵심 부품 국산화와 공정 단순화로 자립 역량을 키웠다는 평가다.
국내 상업 우주발사 시장의 본격 성장을 위해선 관련 정책 및 인증 체계 확립이 전제된다. 한빛-나노의 최종 발사는 1단 엔진 시험 성공과 우주항공청의 발사 허가 승인 이후로 확정된다. 국내 기준을 넘어 글로벌 시장 표준에도 부합하는 인증·검증 체계 도입 필요성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노스페이스가 확보한 액체메탄 엔진 및 공통격벽 구조는 기술적 독립성과 시장 진입 가능성을 크게 높여주는 요소”라며 “국산 소형위성 발사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위성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 동력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