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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주재 대사 동시 공석”…조현동 주미대사 이임, 양국 외교 불확실성
정치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주재 대사 동시 공석”…조현동 주미대사 이임, 양국 외교 불확실성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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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교 현안이 걸린 한미 관계에서 주재 대사 공백이 동시에 발생했다. 한미정상회담 시점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양국 모두 상대국 주재 정식 대사가 없는 이례적 상황을 맞았다. 외교 채널의 연결고리가 흔들릴지, 양국 정부의 전략이 주목된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12일(현지시간) 2년 3개월여의 임기를 마치고 공식적으로 귀국했다. 조 대사는 전날 워싱턴 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직원들과 작별한 뒤, 이날 오후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출국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4월 부임했던 그는 2023년 윤 전 대통령의 국빈 방미,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을 조율해 왔다. 양국 모두 정권교체라는 격동의 시기를 거치며, 조 대사는 한미관계의 소통망 유지에 힘썼다는 평가다.

이번 이임은 미국과 일본, 러시아, 프랑스 등 주요국 주재 대사들을 대상으로 한 일괄 인사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과 미국 모두 상대국에 정식 대사를 두고 있지 않은 상태다. 미국 또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 1월 7일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대사가 이임한 이후, 조셉 윤 대사대리 체제를 6개월 넘게 이어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취임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새 임기를 시작했지만, 양국 정상 모두 아직 신임 주미대사와 주한대사 내정을 알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재 검토 중인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정상회담이 조기 개최될 경우, 양측 모두 대사 없이 정상회담을 치르는 첫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외교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미대사관은 이준호 정무공사가 대사대리로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 차기 주미대사로는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 원장, 임성남 전 외교부 1차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며, 정부의 조기 인선 단행 여부도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교가에선 “상대국과의 소통 접점 약화는 다양한 외교적 변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정상 간 직접 협의 경험은 비상상황의 돌파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대사 교체 시기가 한미 모두 정권 초기와 맞물린 만큼, 인사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공식 외교행사와 국익 챙기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정치권에서는 조기에 대사 인선을 마무리해 외교 라인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주미대사관 내부에선 “후임 대사가 하루빨리 부임해 정상회담 직전 외교 채널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한국과 미국 정상 간 첫 공식 회담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에 따라 향후 외교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는 신규 대사 임명 및 정상회담 준비 등 굵직한 외교 과제를 두고 다방면의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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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동#한미정상회담#이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