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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언더파 정조준”…김민수, 허정구배 사상 2연패→한국 아마추어 역사를 새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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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언더파 정조준”…김민수, 허정구배 사상 2연패→한국 아마추어 역사를 새로 쓰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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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위에서 주먹을 쥔 김민수의 표정엔 짙은 감동과 안도가 함께 내려앉았다. 벽으로 여겨졌던 마지막 18번홀에서 끝내 숨 고른 승부사가 돋보였고, 벤치에서 숨죽이던 동료들도 짜릿한 환호로 화답했다. 4라운드 6언더파 65타, 단 한 순간의 방심도 없이 이어간 맹타가 그를 하늘로 올렸다.

 

김민수는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열린 허정구배 제71회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2타 차 공동 5위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아이언 샷의 날카로움과 그린 위 집중력, 그리고 버디 세 번으로 앞서가던 안해천을 끝끝내 따라잡았다. 합계 12언더파 272타, 단 1타 차 역전 우승이었다.

“6언더파 65타 맹타”…김민수, 허정구배 2년 연속 우승 / 연합뉴스
“6언더파 65타 맹타”…김민수, 허정구배 2년 연속 우승 / 연합뉴스

대회는 파71, 총 길이 6989야드 코스에서 치러졌으며, 김민수는 3라운드까지 선두 추격을 이어가다 마지막날 총 6타를 줄이며 드라마를 썼다. 특히 클럽을 쥔 손끝마다 버디와 파세이브가 연결됐고, 마지막 18번홀 패트 깃대 앞에서의 침착함이 빛났다. 성적표에 찍힌 12언더파 272타, 줄여낸 여섯 타가 우승컵의 무게를 더했다.

 

김민수의 2연패는 허정구배 역사 71년을 통틀어 여섯 번째다. 1968년 김영창(3연패), 1978년 김주헌, 1980년 김병훈, 1997년 김종명, 2016년 윤성호 이후 9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이번 승리는 단 한 시즌의 성취가 아닌, 꾸준히 침잠하고 몰입하는 훈련과 성실함이 이룬 결실이기도 했다.

 

허정구배는 대한골프협회장과 한국프로골프협회 초대 회장을 지낸 고 허정구 회장을 기리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 김민수의 2연패로 허정구배의 전통은 한 층 깊어졌고, 아마추어 골프계는 새로운 바람을 만났다.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도 김민수의 흔들림 없는 플레이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해마다 전설을 이어온 허정구배의 현장에선, 긴장과 집중, 그리고 골프의 아름다운 본질이 어우러졌다는 평도 이어졌다.

 

그린에 남은 자국, 쇳소리와 숨소리, 투명하게 스며든 결의의 표정은 오래 기억될 순간이다. 허정구배 제71회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현장은 김민수의 기적 같은 2연패 여정과 함께 한국 골프의 새로운 시대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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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허정구배#아마추어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