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노련미에 흔들”…박정현, LPBA 2차전 예선서→연패 수모
가볍게 흘렀던 공기의 결이 순식간에 짙어졌다. 무대 가운데 선 박정현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키스 소리마다 쏟아지는 조명과 응원이 뜨겁게 교차했다. 하지만 승부의 찰나마다 마주한 프로 무대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2025-2026시즌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2차전이 2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여자 프로당구 리그 LPBA 경기는 베테랑들과 신예들이 각축을 벌이며 초반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정현(하림)은 PPQ 라운드(1차 예선)에서 김경자에게 15-25(21이닝)로 패했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도 예선 탈락을 맛본 박정현은 이번에도 연속 벽을 넘지 못하며 데뷔 시즌의 아픔을 삼켰다. 반면 베테랑 김경자는 프로 무대 4강 경험을 지닌 노하우를 여실히 뽐냈다. 이날 경기에서만 뱅크샷 7개를 성공시키며 상대를 압도하는 운영을 펼쳤다. 박정현은 아마추어 시절 3쿠션 랭킹 2위까지 오르며 뜨거운 기대를 받았으나, 프로 적응기에서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치러진 경기에서는 신예들의 약진도 있었다. 베트남의 응우옌호앙옌니(에스와이)는 김보경을 24-12(30이닝)로 꺾으며 새로운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화연은 장성아를 25-3(13이닝)로 제압했다. 이화연은 애버리지 1.923을 기록, PPQ 라운드 전체 1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알렸다. 각 경기마다 두꺼운 경험치와 패기의 충돌이 뚜렷이 드러나는 하루였다.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는 “초반 기싸움이 결국 승부로 이어졌다. 베테랑들의 노련한 경기 운영은 신예들에게 프로의 무게를 체감하게 한다”고 전했다. 현장에 모인 팬들은 기대와 아쉬움, 그리고 다시 오는 기회를 향한 응원을 고루 담아내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LPBA 2차전은 30일 PQ 라운드와 64강 패자부활전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64강전부터는 김가영 등 당구 여제들이 본격적으로 출전해 무대의 무게를 더한다. 박정현 역시 남은 시즌에서 프로 무대 적응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나갈 예정으로 보인다. 경기는 현장과 중계를 통해 당구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