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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해산 백번, 주적은 尹”…오영준 헌법재판관 청문회서 여야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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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해산 백번, 주적은 尹”…오영준 헌법재판관 청문회서 여야 정면 충돌

정하린 기자
입력

이재명 대통령 재판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그리고 정당해산 심판을 둘러싸고 여야가 전면 충돌했다.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오영준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대통령 재판, 정당 해산, 주적 논란 등으로 격론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민의힘 해산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을 비호했으므로 마땅히 위헌정당으로 해산해야 한다”며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킨 헌재 판례에 비춰보면 국민의힘은 백번, 천번이고 해산되고도 남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맞섰다. 국민의힘 간사 장동혁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 결정 당시 내란죄 해당 여부는 소추 사유에서 제외됐다”며 “당원 개인의 행위를 정당 전체로 귀속시킬 수 없다면 정당해산심판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당의 존재 근거와 위헌 정당 기준을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렇게 신속했던 적이 없다”며 “결론까지 뒤집은 파기환송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재직 전 사건도 불소추특권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법원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맞섰다.

 

양측은 ‘주적’ 개념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였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북한이 대한민국의 주적인가”라 묻자, 오영준 후보자는 “북한은 가장 위협적인 세력이나 대법원과 헌재는 이중적 지위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자유민주주의 훼손, 국민 생명 위협이 주적이라면 최근 주적은 윤석열”이라며 역공을 펼쳤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영준 후보자와 배우자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소속인 점을 문제 삼으며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서영교, 박희승 의원 등은 헌법재판관 구성이 서울대 출신 남성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며 다양성 부족을 문제 삼았다.

 

청문회 도중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춘석 청문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관은 정치적 사건을 많이 다루기에 소신이 필요하다”며 오 후보자에게 “절제된 답변이 오히려 소신 부족 우려를 낳을 수 있으니, 좀 더 분명한 의견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김건희·순직 해병 특검의 국민의힘 권성동·이철규 의원 압수수색 여파로 여당 의원이 국회의장실 방문에 나서며 시작부터 지연됐다. 이로 인해 청문회장에서는 날선 설전이 오가며 진행됐다. 여야는 전국적 폭우 피해 상황을 고려해 오후 6시께 청문회를 종료했다.

 

여야는 이날 오영준 후보자 청문회를 계기로 정당 해산과 사법 판결, 헌법재판관 역할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국회는 인사청문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후속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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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준#국민의힘#이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