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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인생골의 파도”…포효한 감정→붉은 물결의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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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인생골의 파도”…포효한 감정→붉은 물결의 환호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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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 붉은 스탠드 너머로 퍼지는 함성 속, 조규성의 몸짓은 경기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흔들었다. 짧고 단정한 머리에 검은 유니폼을 입은 조규성은 이마와 팔을 타고 흐르는 땀마저 결연히 빛내며 골문을 가르는 순간, 그간 누적됐던 긴장과 해방의 마음을 폭발시켰다.

 

뜨거운 포효와 함께 자신의 등번호가 선명히 드러나도록 유니폼을 움켜쥔 그의 몸짓은, 오래된 갈증을 모두 털어내려는 듯 깊은 울림을 남겼다. 경기장은 여전히 환하고, 관중석을 가득 메운 붉은 무리는 조규성의 에너지에 하나가 된 듯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선선한 초가을의 공기, 그 위로 쏟아지는 격렬한 응원은 그라운드에서의 위태롭고도 당당한 그의 존재감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축구선수 조규성 인스타그램
축구선수 조규성 인스타그램

조규성이 SNS에 직접 남긴 “It’s been a long time to score! Thank you for everything”이라는 메시지에는 오랜 기다림에 대한 안도, 그리고 자신과 팀을 향한 고마움이 진하게 녹아 있었다. 골을 터뜨린 자만의 특권처럼 보일 수 있는 이 한마디는, 오히려 오랜 무득점 시기와 맞서 싸우던 이의 진실한 감정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팬들은 “드디어 기다렸던 순간”, “포기하지 않아서 더 감동” 등의 메시지로 벅찬 동류의 감정을 표현하며, 조규성의 새로운 출발을 뜨겁게 응원했다. 무엇보다 조규성은 예전보다 한층 깊어진 제스처와 담대한 표정으로 자신의 감정선마저도 품격 있게 드러냈다.

 

가을의 문턱에서 다시 한 번 경기장을 자신만의 무대로 만든 조규성의 모습은, 앞으로 방문할 매 순간마다 어떤 새로운 장면들을 그려낼지 더욱 기대를 키웠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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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붉은스탠드#포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