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위기 앞 멈춰선 기대”…엄상백·심우준, 한화 3연패 깊어져→후반기 반등 숙제
한화 이글스의 후반기 시작은 무게감 있는 정적과 긴장으로 가라앉았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가득 채운 관중들이 끝까지 응원하며 9회말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경기 내내 답답한 흐름은 뒤집히지 않았다. 0-3으로 끌려가던 3회, 엄상백의 굳은 표정에는 FA 영입 이후 고조됐던 희망과 현실의 간극이 녹아 있었다. 불펜 전환이라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엄상백은 ⅔이닝 2안타 2사사구 1실점에 그쳤고, 한화 이글스는 결국 9-0으로 완패하며 3연패 늪에 빠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구단은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원,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원이란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33년 만의 전반기 1위, 매 경기 만원 관중이라는 기록적인 분위기에서 두 명의 FA 자원이 전력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시즌이 깊어질수록 엄상백과 심우준의 기록은 기대와 멀어졌다. 엄상백은 18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6.75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 불펜 보직 변경 후 세 경기에서도 11피안타 7실점, 평균자책점 11.81로 난조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심우준 역시 56경기 타율 0.204, 홈런 2개, 14타점에 머무르며 주전 내야수 역할의 무게를 온전히 메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kt wiz 시절 각각 13승, 타율 0.266이란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두 선수의 현재 모습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나마 심우준은 7월 들어 타율 0.298까지 끌어올리며 분위기 전환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최근 3연패에 빠지며 2위 LG 트윈스에 승차 2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팀 전체가 상승세를 탈 때는 엄상백과 심우준의 부진 역시 수면 아래로 묻혀있었으나, 순위 경쟁과 연패가 겹치자 팀 내 FA 영입 효과를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후반기 반환점을 돌며 한화 이글스의 선두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관중의 함성과 여름밤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엄상백과 심우준이 가진 책임과 과제는 한층 무거워졌다. 흔들리는 팀 분위기 속에서 이들이 선보일 수 있는 반전의 기록과 존재감에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