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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바람, 산사의 고요”…고성에서 만나는 조용한 치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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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바람, 산사의 고요”…고성에서 만나는 조용한 치유 여행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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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계절이 돌아왔다. 고성으로 떠나는 사람들은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전엔 해안과 산을 동시에 품은 곳이 낯설었지만, 이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머물고 싶은 이들에게 고성은 마음 한편의 위안이 되는 여행지다.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은 동해안 최북단이라는 지리적 특수성만큼이나,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과 청명한 자연으로 부쩍 관심받고 있다. 토성면 일대의 금강산화암사는 숲속 깊이 자리해 있다. “이곳에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에 마음이 저절로 잠잠해진다”는 방문객들의 고백처럼, 선선한 바람이 스미는 산사의 분위기는 마치 잠시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여유를 선사한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고성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고성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고성군의 9월 17일 기상 자료에 따르면 21.4도, 습도 96%의 선선한 날씨와 적당한 비는 도심의 답답함을 씻어내 주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SNS에선 #고성고요여행, #청간정산책 같은 태그가 퍼지며 “붐비지 않은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게시글도 자주 올라온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일상 속 자연치유’라 칭한다. 여행칼럼니스트 이도현 씨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선을 수평선 너머로 내보내는 것만으로도 일의 피로와 걱정이 한 번에 가라앉는다”고 느꼈다. 실제 토성면 청간정에서는 동해 바다가 환하게 펼쳐지는 전망 덕분에 “길게 호흡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는 방문객의 말이 공감대를 얻기도 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고성 가니 전화기 잡을 틈도 없이 자연에 빠졌다”, “철새 따라 송지호관망타워를 오르니 빼앗긴 심장이 돌아온 것 같았다”며 삶에 필요했던 ‘조용한 틈’을 발견했다는 이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고성에서의 여행은 리셋의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작고 사소한 풍경이지만, 그 안엔 소란했던 마음을 정돈하는 힘이 담겨 있다. 고성의 산사, 청간정, 그리고 송지호가 품은 평온함은 단지 여행의 핑계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의 삶을 조금 더 다정하게 변화시킬 작은 시작이 되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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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금강산화암사#송지호관망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