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회경선 일정 놓고 정청래·박찬대 충돌”…폭우 속 여당대표 전략 신경전
폭우와 맞물린 당 대표 순회경선 일정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박찬대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집권 여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서로 다른 표심 전략과 대표 역할에 대한 입장차가 분명히 드러나면서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와 당내 분위기를 둘러싼 분석도 이어지며 여당 지도부 선출 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18일 더불어민주당은 8·2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충청권(19일)·영남권(20일) 순회경선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록적 폭우가 겹치면서 당 지도부는 해당 경선을 온라인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박찬대 후보는 이날 낮 “충청, 호남, 영남의 대의원과 권리당원들께서는 투표에 참여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며 공식적으로 순회경선 일정 중단을 요청했다. 이어 충남 당진의 수해 현장을 방문하며 피해 복구 지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청래 후보는 이에 맞서 “권리당원들은 (당 결정대로) 온라인 투표를 하고 두 후보는 선거운동을 중단, 함께 수해 복구에 나가자”고 역제안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 후보를 지목해 “둘이 손잡고 수해 현장에 가겠다”고 밝혔으며, 직접 충남 예산 수해 현장을 찾았다.
두 후보의 경선 일정에 대한 입장차에는 뚜렷한 유불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당내에서는 해석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의 투표 결과를 합산해 뽑는다. 순회경선에서는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공개되는데, 정청래 후보가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박찬대 후보는 대의원 표심에서 일부 강세를 보인다는 관측이 있다.
정청래 후보 측은 권리당원 순회경선에서 조기에 승기를 확보하고 전대까지 동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박찬대 후보 측은 시간이 지날수록 판세를 뒤집는 추격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후보는 신속한 일정 진행, 박 후보는 일정 연기가 각각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7월 15~17일, 전국 18세 이상 1천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일반 국민 대상 선호도는 정 후보 30%, 박 후보 29%로 엇비슷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는 정청래 후보 47%, 박찬대 후보 34%로 차이를 보였다.
한편, 두 후보는 여당 대표의 역할을 두고도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계엄군을 국회로 보내 이재명,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를 수거하려던 내란 세력과 협치가 가능할까”라며 “사람을 죽이려 했던 세력의 진정한 사과가 먼저다. 협치 운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박찬대 후보가 “야당 대표가 싸움만 하는 것에 그칠 수 없다. 여당 대표로서 민생과 개혁을 풀어나갈 유능함이 필요하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일정 조정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 중이지만 행사장소 대관 등의 현실적 문제로 일정 변경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날 국회에서는 순회경선 진행 방식과 대표의 자질을 둘러싼 양측의 장외 신경전이 이어지며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정치권은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번 순회경선 일정과 대표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대의원 투표 등 주요 일정에 따라 당내 역학 구도가 추가로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