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27.8% 급감”…비트코인 등 반등에도 국내 코인시장 유동성 위축
한여름의 새벽, 국내 가상자산시장은 조용한 긴장감으로 출렁였다. 6월 24일 오전,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국내 4대 주요 거래소의 하루 총거래액은 3조 4,395억 원으로, 전일보다 1조 3,272억 원이 줄어들며 27.8%나 급감했다. 지난 몇 주간 4조~5조 원 대에 머물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이처럼 큰 폭으로 줄어든 풍경은, 시장의 활력 저하와 함께 눈에 띄는 유동성 위축을 비춘다.
거래소별로 보면, 업비트가 2조 2,179억 원으로 전체의 64.5%를 점유하며 여전히 국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뒤를 잇는 빗썸은 1조 1,028억 원(32.1%)으로, 테더와 리플 XRP 거래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코인원과 코빗은 각기 886억 원(2.6%), 302억 원에 머무르며 뚜렷한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24/1750714201150_141223612.webp)
하지만 가격 흐름은 유동성 위축과 결이 다르게 움직였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1억 4,413만 원으로 전일 대비 2.29% 상승, 5월 초 1억 3,489만 원 저점에서 반등하며 1억 4천만 원대를 턱밑까지 회복했다. 가까운 과거, 미국 달러 기준 비트코인 거래가 10만 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던 흐름과 비교하면, 현재 10만 3천 달러 수준을 다시 밟고서 단기 반등 흐름이 구체화됐다. 코인힐스 데이터상 원화 비트코인 거래 비중도 4.44%로 글로벌 3위를 유지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조용한 확신의 온도를 보여준다.
이더리움 역시 단기 기술적 반등에 힘을 실었다. 3,262,000원까지 4.89% 뛰었으며, 지난달 저점(2,573,000원)과 비교하면 26.7%가량 상승했다. 최상단 고점인 3,848,000원은 아직 아득하지만, 투자심리는 점차 회복되는 국면이 감지된다.
알트코인 역시 변화의 물결을 탔다. 도지코인은 하루 만에 4.45% 오르며 220.4원에 복귀했고, 50일 최저점(211.0원)에서 큰 폭으로 되돌아세웠다. 리플 XRP도 일간 2.49% 반등해 2,886.0원까지 올랐고, 파이코인 역시 6.48%의 급등세로 717.5원에 안착했다. 이들은 각기 심리적 저점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업비트의 거래규모 상위권에는 리플 XRP(3,593억 원, 2.52% 상승), 비트코인(3,052억 원, 2.37% 상승), 이더리움(2,272억 원, 4.98% 상승)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무브먼트는 1,483억 원 거래와 함께 36.25%나 급등해, 변동성 매매심리를 단적으로 반영했다. 빗썸 역시 테더, 리플 XRP,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거래 대세의 중추를 형성했다.
이번 단기 반등의 그늘 아래에는, 미국과 이란 중동 정세에 대한 긴장 완화 전망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여진이 제한적으로 마무리될 기미를 보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9만 8천 달러선에서 적극적인 저가 매수세를 펼쳤다. 한동안 시장을 짓눌렀던 지정학 리스크가 한발 물러선 이 순간, 코인시장 역시 조심스럽게 상승의 고갯마루로 나음직했다.
그럼에도 거래대금 자체가 급감했다는 사실은, 단기 전환의 불안정성과 함께 시장 수급구조에 적신호를 남긴다. 높은 변동성 종목이 회복의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 매수세 확대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박스권 횡보 내지 기술적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투자자라면 이와 같은 기류 속에서 급등락에 휩쓸리는 단기 매매보다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지지선과 거래흐름을 면밀히 살피며 매수 타이밍을 조정할 필요가 크다고 해석된다.
시장에 불어오는 이 잔잔한 변화의 결, 유동성과 심리의 균형 위에서 투자자는 다시 한번 자신만의 나침반을 세워야 할 시기다. 글로벌 정세와 정치 변수의 파고, 그리고 저가 매수세의 순풍이 교차하는 이 시점. 다음 주 코인가격 지표와 외부정치 뉴스 흐름이, 시장의 새로운 서사와 투자전략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