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거제 옥탑 암매장 5,803일의 침묵→누군가의 고백 뒤 흔들린 진상
도시의 잿빛 하늘 아래, ‘그것이 알고 싶다’는 5,803일간 옥탑방 한켠에 감춰진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처럼 보였던 거제의 한 빌라, 오래된 천장 아래 깨져버린 시멘트 구조물은 결국 세상 밖으로 버려진 한 여성의 시간, 미스터리로 뭉쳐 있었다. 프로그램은 시멘트 아래 미라 상태로 남은 정소연 씨의 시신과, 묵묵히 이를 마주한 장례지도사의 이야기를 엮으며 시작된다. 장례지도사는 “지문조차 선명히 살아 있었고, 가방 안 몸짓은 한없이 웅크린 채였다”고 회상했다.
정소연 씨가 사라진 건 2008년. 마지막으로 부산행 배를 타겠다던 그의 흔적은 연락 한 통을 끝으로 끝내 끊겼다. 동거남 김 씨는 “집을 나가 연락이 두절됐다”며 주변 시선을 피해 8년 넘게 옥탑방 시신과 동거했다. 경찰의 수사도 비껴간 이 남성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후에도 진실을 고백하지 않고 버텼다. 한편, 김 씨는 범행 후 “죄책감에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털어놨지만, 가족들은 절대 믿지 않았다. 오히려 “마약에 빠진 것도 그 때문이다”라며 책임을 넘기는 김 씨의 태도는 상실과 분노를 남겼다.

시멘트에 묻힌 채 길게 봉인된 시간만큼, 가족들에게 남은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법원은 김 씨의 범행을 ‘우발적’이라 판단해 14년형을 내렸으나, “집에 들어온다는 말 자체가 계획된 게 아니냐”는 가족의 목소리는 처절하다. 밤공기처럼 차가운 절규, 그리고 다시 진실을 둘러싼 어둠.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가족과 장례지도사, 사건 주변 인물을 통해 16년간 놓쳐온 진상을 집요하게 좇는다.
늦여름 빗물 아래 침묵하던 거제 옥탑방. 미제로 남았던 암흑 끝에서 시청자들은 잊히지 않는 흔적, 오래된 고요 뒤에 가려진 진실과 마주한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는 오는 7월 5일 토요일 밤 11시 10분, SBS에서 거제 옥탑방 암매장 사건의 실체를 깊이 있게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