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은 선택 아닌 운명”…이재명 대통령, 전국 5극3특·세종집무실 속도 강조

국가 균형발전을 둘러싼 정책 경쟁이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균형발전을 ‘선택이 아닌 운명’으로 규정하며, 정부와 정치권이 지방 발전 및 청년 고용 확대에 적극 나서 달라고 강조한 데 따른 여파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뤄진 첫 국무회의에서 관련 정책 기조가 대거 제시됐고, 여야의 견해차와 지역 현장의 기대·우려도 동시에 감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세종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지속성장과 발전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며 “전국이 고르게 발전의 기회를 누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고, 이를 위한 가장 큰 토대가 균형발전”이라며 “그동안의 수도권 1극 체제는 효율성 측면에서 기여했으나 더 이상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 현상이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5극 3특’ 체제 추진이 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수도권에 집중됐던 성장 동력을 5개 권역과 3개 특별자치도로 분산해 전국이 골고루 성장하는 국가 전략으로, 대통령 집무실·의사당 건립 등 세종 행정수도 완성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수도 세종’의 완성은 균형발전의 주춧돌”이라며 관련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거듭 약속했다.

청년 고용 정책도 빠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고용률은 역대 최고치지만, 청년 취업자는 16개월째 감소했다”며 “하반기 청년 고용시장 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팀코리아’ 정신으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청년 신규 일자리 창출 정책 사업 확대, 기업의 적극적 참여 촉구 등 일자리 대책에 힘이 실렸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농촌 활성화를 위한 ‘햇빛 연금’ 제도 확대, 정책금융 우대와 지역 금융기관 지원책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농촌은 기회의 땅”이라며 태양광 발전 수익을 농촌 주민에게 배분하는 정책 추진을 강하게 주문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햇빛소득 마을’을 내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하겠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수백 개까지 가능하다”고 피력하며 속도전을 주문했다.

정책금융과 지방 금융 활성화 방안에도 힘이 실렸다. 이 대통령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정책금융 이자를 지방에선 더 낮출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 위원장은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우대 금리 제공 등 지역 발전 촉진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회적 경제 부문 활성화, 농어촌특별회계 목적 변경, 인구소멸지역 기준의 합리성 등 폭넓은 과제가 언급됐다.

정치권은 이재명 대통령의 균형발전 정책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여당에서는 실질적 분권 실현과 지역 지원 차별화 구체성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고, 야권은 지방 소멸 위기 극복과 전국 단위 성장동력 분산의 필요성에 무게를 뒀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중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균형발전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의미가 크다”면서도 “예산·제도 정비, 각 부처 조율 등 실질적 이행 방안 마련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앞으로 각 부처 및 정부위원회와 함께 균형발전·청년고용 정책 실질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한 국회는 이와 연계된 법·제도 개선 사항을 다음 회기에서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