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KAI 사장직 조기 사퇴”…차기 사장 선임 앞두고 리더십 교체
정치권과 방산업계가 신임 대표 선임을 둘러싸고 주목하는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강구영 사장이 임기가 3개월 남은 상황에서 조기 퇴진을 결정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KAI 수장 교체가 단행되면서 경영 안정화와 내부 쇄신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KAI는 30일, 강구영 사장이 7월 1일부로 자진 퇴임한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전날 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을 찾아 사퇴 의사를 전달한 뒤, 주요 사업 현안 점검과 인수인계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임기는 2022년 9월 취임 이후 오는 9월까지로 예정돼 있었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과 더불어 리더십 교체의 필요성을 밝히고 3개월 앞서 물러나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 사장이 FA-50 필리핀 수출, KF-21 양산 등 굵직한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경영 안정화를 위한 용퇴를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강 사장은 국내 1세대 시험비행 조종사 출신으로, KT-1·T-50 등 국산 항공기 개발에도 참여한 공군사관학교 30기 예비역 장성이다. 공군 참모차장,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등도 역임하며 방산 업계에 핵심적인 이력을 남겼다.
정치권과 산업계에는 차기 KAI 사장 인선을 둘러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차재병 고정익 사업 부문 부사장이 임시 이사회 후 사장 대행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 류광수 전 KAI 부사장 등 정치권 연고를 지닌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특히 강은호 전 청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캠프에 참여한 경력이, 강 사장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포럼 운영 이력이 주목받는다.
KAI 내부는 단기적으로 차재병 부사장 대행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업계는 "당분간 경영 공백은 없을 것"이라 내다봤지만, "차기 사장 인선 과정에 따라 회사 안팎의 긴장감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이번 KAI 사장 교체가 첨단 항공우주산업은 물론 향후 방산 정책과 정부-산업계 관계에 미칠 파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신임 대표이사 인선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며, KAI는 내달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경영체제를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