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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조에 8월 ICT 수출 신기록”…글로벌 투자 확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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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조에 8월 ICT 수출 신기록”…글로벌 투자 확대 영향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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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 회복과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8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반의 수출 신기록을 견인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ICT 수출은 228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1.1%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 고정가격이 상승하는 등 업황 개선이 두드러졌고, AI 서버 등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IT 인프라 투자가 수요 급증을 이끌었다. 업계는 이번 실적을 ‘반도체 수출 회복의 분기점’으로 평가하며,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경쟁 구도의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7% 늘어난 151억1000만 달러로, 단일 품목으로 역대 최대치를 보인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상승 외에도 미국, 중국 등 데이터센터용 AI 서버 수요가 지속되며 국내 반도체 경쟁력이 다시 부각됐다. 특히 고성능 서버용 D램, 낸드플래시 등 첨단 제품 라인이 미주, 아시아 주요 시장에 공급되며 전체 ICT 수출의 66%가량을 차지했다. 반면, 디스플레이(18억2000만 달러, 9.4% 감소), 휴대전화(13억3000만 달러, 15.4% 감소)는 각각 TV, 모바일 등 대형 IT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과 부품 수출 감소 영향이 병존했다.

AI 서버,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며 통신장비(1억9000만 달러, 1.8% 증가), 컴퓨터·주변기기(13억4000만 달러, 16.6% 감소) 등 분야별 온도차도 뚜렷했다. 컴퓨터·주변기기는 원년 대비 수출은 줄었지만, 데이터센터 신규 구축이 활발한 네덜란드, 중국향 SSD 수요 증가로 하락폭이 다소 제한됐다. 특히 지난해 SSD 수출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수출 국가별로는 대만(65.6% 증가), 베트남(18.0% 증가), 유럽연합(8.2% 증가) 등 주요 생산기지와 글로벌 시장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선 9.9% 감소해, 통상환경 변화와 현지 투자 정책에 따른 영향이 실적에 반영됐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기존 전통 시장에는 반도체, 통신장비가 주도권을 강화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수입 부문에서는 반도체(65억7000만 달러, 4.7% 증가), 컴퓨터·주변기기(12억9000만 달러, 31.1% 증가), 휴대전화(5억8000만 달러, 20.2% 증가) 등 주요 품목의 수입이 함께 늘어 무역수지 흑자폭(103억4000만 달러)을 지탱했다. 이는 소재·부품 중심의 글로벌 ICT 공급망이 여전히 국내 산업에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AI·클라우드 투자, 반도체 수요 정상화가 지속되면 ICT 수출이 추가 성장세를 이어갈 여지가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주요국 공급망 정책, 미중 기술분쟁, TV·모바일 등 전방산업 회복 지연이 하방 리스크로 지적된다. 산업계는 이번 최대 실적이 실제 시장 구조 전환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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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ict수출#ai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