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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6·25 주요 전투의 생생한 기록 공개”…4만점 복원→국민 앞에 역사의 증언
정치

“육군, 6·25 주요 전투의 생생한 기록 공개”…4만점 복원→국민 앞에 역사의 증언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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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을 품고 침묵하던 기록들이 마침내 빛을 보았다. 육군이 6·25전쟁 75주년을 계기로 복원한 군사기록물 4만422점을 충남 계룡대 육군기록정보관리단에서 공개하면서, 전쟁의 굴곡진 역사가 다시금 국민 눈앞에 펼쳐졌다. 드넓은 저장소에 쌓인 그 흔적들은 단순한 종이와 잉크를 넘어, 한 세대의 생존과 결의, 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증언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번에 공개된 기록물에는 전장 한복판에서 작성된 작전계획과 명령, 그리고 치열한 전투의 경과를 생생하게 담아낸 전투상보와 일지, 무용담이 가득하다. 낙동강방어전투, 다부동지구전투, 백마고지전투와 같은 결정적 순간들의 현장감 넘치는 자료들은 적의 움직임과 지형의 변화, 부대 배치의 치밀함까지 세밀하게 기록하며 당대의 긴박함을 전한다. 더욱이, 강원도 양구 크리스마스고지(1090고지)전투의 생생한 기록은 백병전과 특공작전, 진내사격 등 국군 장병들이 경험한 처절한 순간을 작전 요도와 상황일지로 전달한다. 수많은 이들이 고지 주인을 빼앗고 빼앗기는 와중에도 결코 희망을 놓지 않았던 기억이 서려 있다.

육군, 6·25 주요 전투의 생생한 기록 공개
육군, 6·25 주요 전투의 생생한 기록 공개

1.6m에 달하는 거대한 6사단 작전지도, 그리고 미8군사령관의 명령문, 화살머리고지전투의 병력배치도, 학도병들이 참여한 장사상륙작전 명령서 등도 함께 봉인에서 풀려났다. 육군기록정보관리단은 2020년부터 훼손된 자료의 복원에 착수해, 국가등록문화재 제787호로 지정된 군사기록물 절반에 가까운 분량을 되살렸다. 기록물은 6·25전쟁사의 원형을 복기할 수 있는 '6·25전쟁사료' 57권으로 디지털화돼 국립중앙도서관 및 국회도서관 등에서 열람 가능하다.

 

기억의 저편에 묻힐 수 있었던 전장의 기록들이 대중 앞에 모습 드러냄은, 전쟁의 진상을 담담히 마주하고 앞으로의 평화와 번영을 기약하는 뿌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6·25전쟁 유산의 디지털화·공개가 국가적 의미를 넘어 세대 간 소통의 가교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와 육군은 이번 복원 및 공개 사업이 국민 역사교육과 평화의식 확산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향후 기록물의 추가 복원과 공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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