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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약 직접 생산”…보령, LBA 전략 승부수 → 제약 수익구조 재편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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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약 직접 생산”…보령, LBA 전략 승부수 → 제약 수익구조 재편 관심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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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약품을 직접 생산하는 전략이 국내 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보령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인수한 오리지널 의약품 3종을 모두 자체 생산 체제로 전환하며, 자사의 기술력과 영업망을 집중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캐시카우) 마련에 나선 것이다. 업계는 보령의 행보를 ‘LBA(레거시 브랜드 인수) 경쟁’의 분수령으로 평가하고 있다.

 

보령은 2020년 일라이 릴리로부터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의 국내 판권 및 허가권을 인수하면서, 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생산·공급 주도권을 확보했다. LBA 전략은 글로벌 제약사 오리지널 의약품의 모든 권리를 인수해 국내에서 직접 제조·공급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신뢰도와 시장 내 처방 연속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목표로 한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젬자의 국내 연간 처방액은 인수 직후 143억원에서 지난해 295억원까지 급증했다. 보령은 이후 자이프렉사(올란자핀), 알림타(페메트렉시드) 등 추가 오리지널 품목을 잇따라 확보, 전 품목 직접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전략의 핵심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덜한 가격 탄력성과, 진입 장벽이 높은 '틈새' 오리지널 시장에서 오랜 기간 쌓인 브랜드 신뢰, 그리고 보령의 전국 영업망에 있다. 특히 자사 제품과 병용 투여, 포트폴리오 패키징 등 다양한 영업 전략이 시너지를 낸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보령은 기존 동결건조 분말 제형의 알림타와 젬자를 병원·환자 중심의 액상 제형으로 개선해 기술적 차별성을 강화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코프로모션(공동 영업) 중심 전략이 외부 변수에 취약했다는 점도, LBA 전략 선택의 배경이다. 실제로 일부 다국적사는 코프로모션 계약 종료 후 제품 공급을 철수하거나, 수수료 문제 등으로 국내 기업이 지속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공동판매 중심의 단기 매출에 의존하기보다 독자적 권리·개발 체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다. 한편 JW중외제약 등은 라이선스인(외부 기술 도입)을 통해 국내 개발·임상·허가를 일원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보령이 LBA 전략을 가장 선도적으로 펼치고 있다. 보령 측은 “국내 항암제 시장 1위의 영업 기반과 오리지널 브랜드 시너지, 그리고 자사 연구개발(R&D) 역량이 기반”이라고 설명한다. 향후 글로벌 오리지널 브랜드 선제 확보에 더 힘을 실을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LBA 전략이 안정적 매출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동시에 제네릭 난립에 따른 경쟁 심화와 브랜드 신뢰 유지, 기술 내재화 등 구조적 과제를 병행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새로운 수익구조 전환점”이라는 평가와 함께, 업계는 이번 전략이 실제로 진정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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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lba전략#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