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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아침, 마음도 덜컥”…충북 옥천 지진에 일상 속 불안 감도는 연휴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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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지진이란 단어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어릴 적 교과서에서만 봤던 지진 경보가, 이제 집안 거실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우리가 직접 느끼는 현실이 됐다.”

 

추석 연휴, 가족이 모여 나누던 평온한 일상에 뜻밖의 진동이 찾아들었다. 8일 오전 11시 49분께 충북 옥천 동쪽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상청 알림이 재난문자로 전송되자, 많은 이들이 SNS에 ‘방금 진동 느꼈다’는 인증 글을 올리며 서로의 체험을 나눴다. 특히 충북과 인접한 대전, 경북, 충남 등지에선 적잖은 이들이 ‘식탁이 흔들려서 놀랐다’, ‘방문이 살짝 진동했다’는 실시간 반응을 보였다.

기상청 홈페이지
기상청 홈페이지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최대 진도를 4로 발표했다.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흔들림을 직감하고, 민감한 사람은 잠에서 깨기까지 할 만한 강도다. 실제로 경남과 세종 등에도 진도 2~3의 약한 진동이 전달됐고, 많은 이들이 정지한 자동차와 식탁 위 그릇이 잠깐 흔들리는 경험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만큼 우리 주변 환경이 자연재해의 영향권 속에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전문가들은 “지진은 내 삶과 멀리 있다고 느끼는 순간에 찾아오는 불청객이기에, 평소 대비가 중요하다”며 “간단한 대피 요령과 가족 내 커뮤니케이션만으로도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상의 안전습관이야말로 예상하지 못한 순간, 마음의 진동을 조금이나마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추석날 고향에 내려왔다가 여기서 지진을 겪다니”, “집안 물건이 흔들려서 순간 겁먹었다”, “예전엔 상상도 못 했는데, 이제 자연스럽게 재난문자에 귀 기울이게 된다” 등 각자의 경험을 나누는 글이 이어졌다. 하필 가족과 보내는 명절에 느껴진 진동이기에, 걱정보다 더 많은 얘기가 오간다.

 

누군가에겐 작은 소동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생활의 리듬을 흔드는 변화다. 기상청의 ‘안전 유의’ 재난문자가 낯설지만은 않은 오늘, 우리의 일상은 자연과 한 뼘 더 가까워지고 있다.  

작고 사소한 진동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 삶의 방향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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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지진#기상청#추석연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