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부처에 친명 중진 포진”…이재명, 개혁 동력·청문 정국 넘기 승부수

개혁 국면과 ‘친명계 중진’ 카드가 겹치며 정치적 긴장이 높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행정안전부 등 핵심 부처에 가까운 측근들을 내세웠고, 부동산과 국방 등 민주당 정부의 취약 포인트에도 중진 의원을 전진 배치했다. 

정성호 법무부, 윤호중 행정안전부, 안규백 국방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명계 중진 의원들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5선 경력의 정성호, 윤호중, 안규백 후보자와 3선 김윤덕 후보자를 통해 이재명 정부는 개혁 추진 동력 확보와 청문 과정 돌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은 7월 11일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끝으로 정부 출범 37일 만에 19개 부처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다. 인선 명단 절반에 가까운 8곳에 현역 의원을, 국무총리까지 포함해 9곳에 의원을 기용해 정치권에서 ‘의원 파워’가 확연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이번 친명 중진 집중 배치는 검찰·사법개혁의 동력을 유지하고, 부동산이라는 최대 취약점을 제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자,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도 동시에 겨냥한 변화로 읽힌다. 청문 정국이 본격화할 시점에 지나친 논란과 개혁 동력 저하를 막기 위해 중량급 핵심 인사들을 배치한 셈이다.

특히 검찰 개혁의 중책을 맡게 된 정성호 후보자는 법제사법위원과 사법개혁위원장 등 요직을 역임한 변호사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긴밀한 신뢰관계를 유지해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현역 군 출신이 아닌 첫 민간 장관 후보자지만, 5선 의원 기간 상당 부분을 국방위원회에서 보내며 관련 경험을 쌓은 점이 높이 평가됐다.

민주당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혀 온 부동산 문제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맡는다. 김 후보자 역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활동 경험을 갖췄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가격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고심한 인선이였다”며 “관련 업무 능력과 국정철학 이해도가 가장 높은 김윤덕 후보자가 기용된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야권 일각에서는 ‘친명계 독식 인사’라며 견제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반대로 집권 초 개혁 저항을 가장 꿰뚫고 지휘할 수 있는 인사가 조기 배치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고참을 내세워, 국정 동력 약화를 차단하려는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국회는 이달 중 각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조율하며 검증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여야는 청문회를 통해 개혁 의지와 전문성, 정책 방향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정국의 향방은 인선 평가와 청문 과정에서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