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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지휘부 전격 개편”…이재명 정부, 심우정 총장 사퇴 당일 고위간부 인사 단행
정치

“검찰 지휘부 전격 개편”…이재명 정부, 심우정 총장 사퇴 당일 고위간부 인사 단행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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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지휘부 재편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됐다. 1일 심우정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 사실과 동시에, 이재명 정부가 법무부 주도로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전격 단행하면서 정치권에 격랑이 일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검사장 및 고검검사급 인사 9명을 4일 자로 발령한다며, "국정기조에 부합하는 법무행정 실현을 위해 실시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목을 모은 것은 대검찰청 차장엔 노만석 현 마약·조직범죄부장이, 서울동부지검장에는 임은정 부장검사가 각각 승진 임명된 점이다. 노만석 신임 차장은 신중한 처신으로 평가된다. 그는 박근혜 정부 계엄령 문건 수사와 '다스 비자금' 사건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온 실무형 인사라는 평가다. 대검 수뇌부 공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그는 당분간 대검을 임시로 이끌 전망이다.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은 검찰 내 소수파로서 강한 개혁 성향을 보여온 인물이다. 2012년 진보당 사건 재심에서 무죄 구형 논란, 잇따른 내부 고발에 선봉장 역할을 해온 그는, 정직 4개월 징계 이후 대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이끌어냈다. 현재 국정기획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파격 승진 보임 배경에는 정부의 검찰개혁 드라이브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정진우 서울북부지검장이, 금융범죄 수사의 핵심인 서울남부지검장에는 김태훈 서울고검 검사(전 검찰과장)가 각각 승진 임명됐다. 정진우 신임 중앙지검장은 형사·공안·기획 등 넓은 경력을 지녀 '비특수'로 분류된다. 김태훈 신임 남부지검장은 2021년 대장동 의혹 수사팀장으로 주요 사건을 지휘했던 인물이다.

 

법무부 핵심 보직인 기획조정실장에는 최지석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검찰국장에는 성상헌 대전지검장이 각각 앉았다. 최 신임 기조실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장도 겸임하게 된다.

 

기존 이진동 대검 차장 등 ‘총장 라인’ 간부들은 대거 의원면직됐다. 각 정권에서 임명됐던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 양석조 서울동부지검장, 변필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도 교체 대상에 포함됐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인사의 배경과 파장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여권은 "현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와 혁신 드라이브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반면, 야권과 일각에서는 "총장 사퇴와 인사 시기가 겹친 점에 대한 정치적 고려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한 견제입장을 내놓고 있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도 조직 안정과 검찰권 행사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검찰 지휘체계 변동은 향후 주요 수사 방향, 조직 쇄신 움직임, 그리고 정부-야당 간 '검찰개혁' 관련 정국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은 추가 검찰 인사와 조직개편 방향을 주목하며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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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노만석#임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