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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빛이 만난다”…장애인문화예술축제, 존중과 공존의 무대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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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빛이 만난다”…장애인문화예술축제, 존중과 공존의 무대를 만들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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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술 축제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거창한 무대만이 의미 있다고 여겼지만, 지금은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서로를 이어주는 감동이 일상의 일부분이 됐다. 올해 17회를 맞은 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Festival이 ‘찬란하다’라는 주제로 동작구 일대를 물들이며, 누구나 어울릴 수 있는 예술의 장을 펼친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다목적운동장을 중심으로, 9월 23일부터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축제는 퍼포먼스, 전시, 체험, 아트마켓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내세웠다. 공식 개막일인 9월 26일부터 시작되는 공연들은 ‘찬란한 울림’, ‘장애, 미디어로 빛나다’, ‘Music, Joy & Play’, ‘창작뮤지컬 별을 향해 쏘다’, ‘댄스 라이트’ 등 장애 예술인과 비장애 예술인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축제 마지막 밤에는 모두가 함께하는 ‘Oh, Happy Day!’와 폐막 공연이 그간의 여운을 이어간다.

퍼포먼스부터 아트마켓까지…‘장애인문화예술축제’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다
퍼포먼스부터 아트마켓까지…‘장애인문화예술축제’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지역 예술 행사 참가자의 연령, 배경, 신체 특성 등 다양성이 한층 두터워졌다. 장애 예술인 참여도와 시민 관람 비율 모두 상승세를 보였고, 동작구 내 주요 행사장 방문객 역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다양성과 포용, 접근성의 예술로 해석한다. 문화기획자 김준식 씨는 “진정한 예술의 힘은 서로의 다름을 드러내고, 그 틈에서 새로운 소통의 길을 여는 데 있다”고 표현했다. 예술 현장에선 “축제 덕분에 오랜만에 가족과 바깥바람을 쐬었다”, “장애 예술인의 뮤지컬 무대가 이렇게 감동적인 줄 미처 몰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축제장 스마트폰 인증샷, 아이와 함께하는 체험 부스, 시민과 예술인의 자유로운 대화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기도 하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번 주말, 가족 모두와 무대로 산책 간다”, “누군가의 빛나는 재능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새삼 느낀다” 등의 메시지에는 축제가 맺어준 관계의 온기가 배어 있다.

 

이 축제의 진짜 의미는, 서로 달랐던 수많은 빛들이 모여 찬란함이 되는 순간에 있다. 장애와 비장애의 테두리가 사라진 자리, 우리는 조금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작고 사소한 경험처럼 보여도, 그 사이 삶의 방향은 어느새 달라져 있다. 이번 장애인문화예술축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향해 내딛는 소중한 걸음이 될 것이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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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문화예술축제#보라매공원#아트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