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냐, 박물관이냐”…폭염 속 전국 실내외 여행 명소 찾는 사람들
요즘처럼 더위가 일상이 된 계절, 전국 곳곳의 실내외 명소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예전에는 단순히 바다나 산을 찾았다면, 이제는 무더위 속에서도 쾌적함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선택 기준이 됐다.
SNS에는 도심 전망대에서의 한가로운 오후, 시원한 아쿠아리움 인증샷, 아침 일찍 주문진해변에서 만난 동해 바다 등을 공유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한낮의 뜨거움도 잊을 만큼, 실내에서 여유롭게 보내는 여름 여행이 훨씬 좋다”는 누군가의 고백처럼, 올해 여름 역시 여행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폭염특보가 전국에 잇달아 발효되며 서울, 대구, 전주 등 주요 도시의 기온은 연일 34도를 오르내린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실내·실외 명소 일평균 검색량이 전년 대비 약 19% 늘었다는 분석이다. 부산 해운대블루라인파크,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여수 디오션 워터파크 등 바다와 도심, 물놀이 시설이 어우러진 장소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체험과 휴식, 안전까지 챙기는 여행이 늘었다”며 “한낮엔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서울스카이 전망대 등에서 시원함을 즐기고, 이른 아침이나 저녁엔 해수욕장이나 계곡을 찾는 ‘하이브리드 일정’이 대세”라고 전했다.
여행자들의 실제 반응도 흥미롭다. 각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엔 “더운 낮엔 가족과 미술관 투어, 저녁엔 바다 산책으로 마무리했다”는 후기가 이어졌고, “무작정 여행보다 날씨를 고려한 세밀한 코스 짜기가 필수가 됐다”는 공감도 적지 않다. 누구는 “과학문화원이나 체험형 박물관에서 오히려 더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어 좋았다”고 표현했다.
작고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일상과 여행의 태도가 담겨 있다. 어떤 이는 “폭염에 움츠러들지 말고, 계획을 세우면 오히려 더 만족스러운 여행이 된다”고 말한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펼쳐지는 여름의 풍경은 단지 피서가 아니라, 한여름을 살아내는 또 다른 우리 방식의 기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