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아버지 앞 눈물의 고백”…유 퀴즈 온 더 블럭, 묵직한 가족애→시청자 울렸다
차분한 조명 아래에서 박정민은 잠시 숨을 고른 후, 누구에게도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천천히 건넸다.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와 단단해진 표정에서는 어린 시절 여린 상처와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동시에 배어 나왔다. 박정민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중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영화 ‘1승’ 촬영 전 불현듯 찾아온 가정의 큰 변화를 솔직하게 전했다.
박정민은 어머니가 집안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조심스레 치우던 장면들이 뒤늦게 아버지의 시야 장애 때문임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어린 날 그는 “왜 우리 아빠는 운전을 못하지”라며 어리둥절했던 기억을 떠올렸고, 가족이 늘 지하철만 이용하는 이유를 훗날 이해하게 됐다. 익숙했던 일상의 퍼즐이 한순간에 맞춰지는 순간, 박정민은 가족 모두가 조심스럽게 감춰온 마음의 짐을 실감했다고 한다.

특히 박정민은 영화 ‘1승’을 앞두고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결국 시력을 잃게 된 아픈 가족사를 세세하게 털어놨다. 여러 차례 전화를 받고 불안에 휩싸였던 시간, 병원에서 아버지의 상심을 마주했을 때의 무거움을 숨기지 않았다. 60년 가까이 꿋꿋이 살아온 아버지가 시력 상실 앞에서 드러낸 슬픔과 좌절은 박정민에게 큰 충격이었다. 한편, 그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난 장애인 아들이야’라는 자기 연민과 수치심까지 느꼈음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박정민이 소설 ‘첫 여름, 완주’를 오디오북으로 완성하게 된 계기도 바로 이런 자기 인식에서 비롯됐다. 그는 진짜 힘들었던 건 자신보다 아버지였음을, 그리고 가족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까지 솔직히 인정했다. 박정민은 이 같은 깨달음 끝에 “가족을 위한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 놓았다.
내면 깊숙이 숨겨진 진심과 상처를 담담하게 꺼내놓은 박정민의 고백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울림을 안겼다. 한층 차분해진 목소리로 전한 그 이야기엔 오랜 시간 쌓아온 단단한 성장과 아직 아물지 않은 가족의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박정민이 가족의 여정과 자신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다짐을 솔직하게 그려낸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지난 11일 따뜻한 위로와 울림으로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