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를 든 사냥꾼 미드폼, 감정과 속도 두 마리 토끼→이정훈 감독이 택한 서늘한 실험”
이른 아침 신도림의 한 호텔, 따스한 조명 아래 이정훈 감독이 설렘과 긴장을 안고 기자들 앞에 섰다. 단단한 눈빛의 박주현, 침착한 태도의 박용우, 밝은 미소의 강훈까지 각기 다른 색의 배우들이 한 공간을 채우면서, 미드폼 드라마 ‘메스를 든 사냥꾼’이 첫 발을 내디뎠다. 어느덧 울림으로 번진 이들의 말 한마디에 서늘한 기대감이 흘렀다.
‘메스를 든 사냥꾼’은 부검대 위에서 과거 연쇄살인마 아버지의 흔적을 발견한 천재 부검의 세현이, 경찰 정현보다 먼저 아버지를 잡기 위해 펼치는 치밀한 추적극이다. 박주현은 살인 본능을 품은 소시오패스 부검의 서세현 역을 맡아 내면의 갈등과 복잡한 심리선을 세밀하게 선보인다. 박용우는 인체 해부에 집착하는 사이코패스 윤조균으로, 강훈은 인간의 마지막 선함을 믿는 강력계 팀장 정정현 역으로 각각 캐릭터의 결을 새롭게 그려냈다.

감독 이정훈은 다부진 어조로 “정말 오랫동안 기다린 작품”이라며 “특히 세현의 감정선에 온 신경을 쏟았다”고 밝혔다. 30분 분량의 미드폼임에도 한 회마다 밀도 있게 함정을 촘촘히 짜 넣었다는 설명이다. 세현의 어두운 과거와 변화하는 감정에 집중해, 단순 스릴러를 넘어선 인물 내면의 흔들림까지 놓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주현 역시 감독과 수없이 감정의 결을 맞추며 현장에서 신중하게 대본을 쌓았던 과정을 언급, 작품의 진정성을 더했다.
형식 실험에 대한 소회도 전해졌다. 이정훈 감독은 “최근 드라마가 점점 빠른 전개 양상을 띠고 있다”며 “기존 60분 대신 30분 미드폼을 택함으로써, 이야기를 응축된 속도로 펼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30분에 모든 사건이 꽉 들어차고 긴장감이 풀릴 새 없이 움직인다. 저 역시 빠른 전개의 무게감을 즐겼다”고 덧붙였다. 강훈 역시 “미드폼이라서 오히려 더 빠르고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단순히 서둘러가는 게 아니라 중요한 포인트마다 힘이 실려 재미와 몰입도가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익숙한 틀을 벗어나 30분 미드폼이라는 새로운 ‘폼’에 도전한 이정훈 감독과 배우들은 한정된 시간 안에 극의 깊이와 속도를 모두 담아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범죄 스릴러 장르 특유의 팽팽한 극적 긴장 위에서, 이번 드라마는 감정의 입체감을 더욱 두드러지게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몰입을 선사할 예정이다.
‘메스를 든 사냥꾼’은 16일부터 U+tv, U+모바일tv, 디즈니플러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