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통화앱 익시오…LG유플러스 KB와 손잡고 보이스피싱 선제 차단
인공지능 기반 통화 보안 기술이 통신과 금융을 아우르는 보이스피싱 방어망으로 확장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KB국민은행이 AI 통화앱 익시오를 공동 활용해 보이스피싱 금융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맺으면서, 통신 로그와 금융 이상거래 정보를 결합한 실시간 탐지 체계가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통신사와 시중은행, 경찰이 동시에 연계되는 이번 구조를 보이스피싱 대응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27일 KB국민은행과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와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한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통신망과 금융 네트워크를 연계한 보안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KB국민은행이 제공하는 알뜰폰 서비스 KB리브모바일 고객까지 익시오 이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통신 기반 보안 서비스와 금융 보호 서비스가 동시에 작동하는 이용자 풀이 넓어졌다.
익시오는 LG유플러스가 통화 과정에 AI 분석 기술을 결합해 보이스피싱을 탐지하도록 설계한 통화 앱이다. 통화 중 음성 패턴과 발신 정보, 안내 문구 등을 분석해 피싱이 의심되면 이용자에게 경고를 제공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여기에 단말기 내부에서 악성 앱 설치 여부를 점검하고, 문자나 메신저를 통해 전송되는 인터넷 주소가 위험한 사이트인지 확인하는 등 스마트폰 전반에 대한 보안 점검 기능도 포함돼 있다. 기존의 단순 스팸 차단 서비스보다 탐지 대상이 넓고, 실시간 분석을 통해 의심 상황을 조기에 포착하도록 한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양사는 익시오에서 수집·분석된 보이스피싱 의심 패턴과 금융권 이상거래 데이터를 연동해 대응 체계를 고도화한다. LG유플러스는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결과, 악성 앱 설치 여부 분석, 위험 URL 접속 분석 등에서 확보한 피싱 의심 데이터를 KB국민은행과 공유한다. KB국민은행은 이 정보를 자체 금융 보호 시스템과 연계해 동일 고객의 계좌나 카드 거래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지 즉시 모니터링하고, 보이스피싱 피해가 의심될 경우 계좌 지급 정지와 같은 보호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는 구조다. 통신 단계에서 의심 통화를 포착하고, 금융 단계에서 자금 인출을 차단하는 이중 안전장치를 구축하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 8월 경찰청과 피싱 의심 데이터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KB국민은행까지 가세하면서 통신사, 금융사, 수사기관이 연결된 3자 협력 체계가 마련됐다. 실제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경찰청과 연계해 계좌 추적과 조직 단위 수사로 이어지도록 해 피해 확산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신사와 금융사, 사법 기관이 데이터를 연동해 보이스피싱과 계정 탈취 범죄에 대응하는 시도가 늘고 있어, 국내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본격화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시장 측면에서는 KB리브모바일 고객이 익시오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점도 주목된다. 알뜰폰은 요금 경쟁력을 기반으로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통신사 직영 서비스에 비해 보안 기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협약으로 알뜰폰 이용자도 통신 단계에서의 AI 기반 피싱 탐지와 KB국민은행 금융 보호 시스템의 결합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면서, 알뜰폰 보안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고령층이나 금융 취약계층이 알뜰폰을 많이 이용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서비스 범위 확대는 실질적인 피해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보이스피싱 대응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신종 피싱 수법과 피해 사례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위험 패턴이 새롭게 확인될 때마다 실시간 대응 프로세스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시에 대국민 금융보안 캠페인을 공동으로 추진해, 이용자가 의심 통화와 문자, 앱 설치 요구를 스스로 경계할 수 있도록 인식 제고에도 나선다. 기술적 차단과 이용자 교육을 병행해 전체적인 공격 성공률을 떨어뜨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통신과 금융 데이터를 결합한 국내형 보이스피싱 대응 모델이 어느 수준까지 실효성을 입증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통신 단계의 AI 탐지 정확도, 금융 이상거래 모니터링의 민감도와 오탐률, 개인정보 보호 규제 준수 여부 등이 실제 상용화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다른 시중은행이나 카드사, 타 통신사까지 참여 범위가 넓어질 경우, 국가 단위의 통합 보이스피싱 방어망 구축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산업계는 LG유플러스와 KB국민은행의 이번 협력이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와 AI 보안 서비스 시장 확대를 동시에 이끌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