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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정거장, 한국 땅 만든다”…보령, 우주 진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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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정거장, 한국 땅 만든다”…보령, 우주 진출 본격화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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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민간 우주정거장 개발의 큰 그림을 내놓으며, 우주 산업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5일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에서 열린 ‘Humans In Space(HIS) Youth’ 수상작 우주정거장 발표 생중계 행사 직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2030년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영 종료 이후 민간 우주정거장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며 “보령이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우주 속 ‘한국의 땅’이 생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선언을 ‘국내 우주산업 민간주도 전환’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김 대표는 이날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들이 ISS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며, 보령도 이들과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HIS Youth'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하며, 미래에는 국내 학생들이 직접 기획·제작한 실험물 등이 우주정거장으로 실송될 수 있는 추진 밑그림을 공개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는 미국 우주비행사 페기 윗슨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국내 초등학생들의 우주 그림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소개하는 장면이 중계됐다.

특히 보령이 강조하는 것은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이다. 김 대표는 “사람의 건강을 다루던 기존 헬스케어 사업 역량을 우주 의학으로 확장해, 극한 환경 속 생체 반응과 건강 문제 해결, 지구와 다른 우주 환경에서의 의료기술 개발을 이끌 것”이라며 “유스 프로그램 및 HIS 챌린지 등으로 한국 내 우주연구소 설립과 우주 의학 연구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한화, 스페이스X 등 기존 우주기업과 차별되는 ‘우주의료 연구소’ 모델을 제시한 점이 특징이다.

 

현재 우주정거장을 둘러싼 글로벌 민간기업 경합은 본격화되는 추세다. 미국의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는 최근 ‘AX-4’ 미션을 통해 다양한 국가와의 민간 협업 사례를 쌓고 있고, 일본·영국 등도 자국 우주기업을 중심으로 민간 우주정거장 시장 진입을 모색 중이다. 보령은 이들과 직접 경쟁하기보다 의료·생명과학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과 노하우로 국제 공동연구의 허브 역할을 겨냥하고 있다.

 

산업계의 실제 적용과 규제 장벽 역시 중요한 변수다. 현재 우주 관련 사업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의 연구·실증 협의, 우주 물질·실험 도입 승인 등 복잡한 인증 절차를 요구받는다. 김 대표는 “한국의 유스 프로그램 결과물이 국제적으로 필요한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반드시 규제와 정책을 고려한 투트랙 전략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주 의학을 중심으로 한 민간 주도 우주정거장 진출이 국내 바이오·IT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우성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보령 등 민간의 적극적 참여가 인력양성과 산업 생태계 고도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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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김정균#우주정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