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 나스닥 상장 계획 없다”…네이버, 5년간 10조원 투자로 글로벌 확장 모색
현지시각 기준 27일, 한국(Korea) 경기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네이버가 금융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의 해외 상장 가능성과 중장기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디지털 금융과 웹3를 앞세운 글로벌 진출 구상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회사는 나스닥 상장설에는 선을 긋는 대신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국제 자본시장과 기술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의 입지를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현지시각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인수 이후 네이버파이낸셜의 미국(USA) 나스닥(Nasdaq) 상장 추진설에 대해 “나스닥 상장 추진 계획은 (현재) 정해진 것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향후 상장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상장을 고려하게 될 때도 주주가치 제고라는 가치를 우선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해, 자본시장 활용 전략의 최우선 기준을 주주 이익 극대화에 두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 대표는 “검토할 가능성이 작다”며 “네이버나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병하는 등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업 결합의 성격을 “네이버파이낸셜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게 아니라 네이버파이낸셜보다 큰 기업가치가 있는 회사와 협력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지주-자회사 재편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십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 대표는 다만 글로벌 사업 확대와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차원에서 해외 상장 등 다양한 옵션은 열어두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만약 필요하다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자본시장의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특정 국가나 시장, 시기에 상장을 한정하지 않고 국제 금융시장의 상황과 전략적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 같은 언급은 미국과 아시아, 유럽(Europe) 등 주요 자본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기술기업 경쟁 구도 속에서 네이버의 선택지가 여전히 넓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간 기업 결합 이후 조직 개편의 방향도 제시됐다. 최 대표는 이번 합병의 목표에 대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글로벌 체급에 견줄 수 있게 하면서 AI·보안·인프라 역량을 결집해 3사의 힘을 합쳐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가 언급해온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빠른 의사결정 체계는 이사회나 회의체를 통해 구현될 예정”이라고 밝혀, 글로벌 핀테크·웹3 경쟁에서 속도를 높이기 위한 거버넌스 정비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네이버는 향후 5년간 1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개하며 AI와 웹3 분야에서의 국제 경쟁력 강화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 대표는 “10조원의 투자 계획 규모를 밝히면서 AI와 웹3 기술의 공통적인 기반이 되는 GPU와 같은 기반 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인터넷 생태계 고도화를 위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핵심 인프라를 먼저 확보하겠다고 강조해, 글로벌 빅테크들이 벌이는 AI 인프라 확보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투자 방향은 인프라에 그치지 않는다. 최 대표는 “이를 해내는 건 모두 인재들이기 때문에 인재 양성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고려했다”고 언급하며, 고급 AI·블록체인·보안 인재 확보와 육성에 상당한 재원을 투입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10조원은 거의 최소한의 규모”라고 표현해 향후 시장 상황과 글로벌 사업 성과에 따라 투자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두나무와의 결합 효과와 관련해서도 생태계 투자가 강조됐다. 최 대표는 “두나무와 네이버는 생태계가 굳건해야 사업을 할 수 있는 성격의 플랫폼 회사인 만큼 생태계에 대한 과감한 투자,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북미·유럽의 스타트업과 파트너 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웹3, 디지털 결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분야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는 미국과 중국(China)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클라우드, 핀테크, 가상자산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가운데 나왔다. 워싱턴과 실리콘밸리, 홍콩(Hong Kong)과 싱가포르(Singapore) 등 주요 금융·기술 허브에서는 한국 인터넷 기업의 자본시장 전략 변화 가능성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 네이버의 이번 발언은 단기적인 나스닥 상장 계획을 부인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해외 상장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국제 자본시장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국제 금융·기술업계에서는 두나무와의 시너지가 디지털 자산과 웹3 분야에서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가 GPU 인프라, 인재, 스타트업을 아우르는 10조원 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술·금융 기업과의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그리고 향후 어느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본을 조달할지에 따라 국제 경쟁 구도의 판도도 일부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향성이 현실화될 경우 아시아 디지털 금융 허브 경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네이버의 투자 계획과 자본시장 전략이 실제로 어떻게 실행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