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에 열린 메낙골”…영등포 해군 폐관사 내년 철거
영등포구 메낙골 부지가 80여 년 만에 본격적인 공원 조성의 첫걸음을 뗀다. 해군 폐관사 철거에 합의하면서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가 추진해온 주민 숙원 사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내년 2월까지 내무대와 위병소, 창고 등 유휴시설 5개 동을 철거하고, 해당 부지는 국방부로 반환된다. 이미 지난 3월 해체 설계 용역을 마쳤고, 10월 중 해체 허가가 완료될 예정이다.

메낙골 공원 부지는 4만5,660㎡ 규모로, 1940년 공원 용지로 지정됐으나 해군과 서울지방병무청이 점유하면서 오랜 기간 방치돼왔다. 결국 도시계획시설 지정이 해제된 바 있으며, 주민들은 공원 이용은 물론 보행권까지 제한받아 불편이 커졌다.
영등포구는 2020년 부지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새로 지정하고, 2023년에는 주민 의견을 반영한 ‘메낙골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했다. 계획에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개방형 공간과 보행축 연결 방안도 포함됐다.
최호권 구청장은 지난 3월 서울지방병무청장과 만나 주민 보행권 확보를 요청했다. 신림선 병무청역 개통에 따라 일부 부지가 개방됐으나, 인접한 해군 폐관사 부지는 여전히 통행이 제한된 상태다.
구는 폐관사 철거 후 임시 보행로를 설치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새롭게 들어서는 병무청 신청사는 ‘담장이 없는 열린 청사’로 건립하도록 협의하고, 정원과 산책로, 휴게 공간 등 주민 친화적 시설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구청장은 “하루빨리 메낙골을 주민 품으로 돌려드릴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업은 주민 삶의 질과 공공 공간 확충이라는 지역적 과제를 오랜 논의 끝에 실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