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패션 시장을 바꿨다”…유니클로, 여름 의류 매출 증가에 글로벌 전략 변화
현지 시각 11일, 일본(Japan) 도쿄에서 패스트리테일링의 유니클로(UNIQLO) 사업 실적 발표가 진행됐다. 이번 발표에서 올해 3~5월 글로벌 매출이 전년 대비 7.7% 오른 8,260억 엔(약 7조7,3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패션 시장 내 여름 의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이례적 폭염과 이른 더위가 매출 성장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됐고, 해당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티셔츠, 자외선 차단 제품, 브라톱, 기능성 ‘에어리즘’ 등 여름 상품 판매가 두드러지게 성장했다”며 “기후 변화가 패션 업계에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발맞춰 유니클로는 냉감섬유, UV차단 등 계절 맞춤형 제품 및 계절 구애 없는 레이어링(겹쳐입기) 신상품의 비중 확대 전략도 밝혔다. 오카자키 CFO는 낮과 밤의 기온 변동이 커지면서 레이어링 제품 수요가 유럽에서 아시아에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동기간 순이익은 1,055억 엔(약 9,880억 원)으로 9.7% 감소했다. 유니클로 측은 이와 관련해 중국(China) 시장의 소비 위축과 글로벌 원가 상승, 환율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중국 내 매출은 분기 기준 5% 하락해 수익성 낮은 지점은 폐쇄하고 대형점 확장에 집중하는 등 사업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리스크 요인도 부상 중이다. 다음 달 미국(USA)의 상호관세 정책 발효에 따라 유니클로는 일부 상품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공식 언급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4,100억 엔(3조8,400억 원)으로 제시하며, 작년 대비 10% 성장 기대를 내놓았다.
CNN 등 주요 외신은 “지속되는 폭염이 유통·패션시장 판도까지 흔들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의 계절 전략 변화에 주목했다. 블룸버그 또한 유니클로의 이번 실적을 기후변화가 실물 시장에 끼치는 영향의 대표 사례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패션 시장이 기후 변화에 따라 상품·공급망·가격전략까지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시장 소비 침체, 미국발(發) 관세 강화 등 리스크가 하반기 실적에도 큰 변수”라고 지적한다. 이번 유니클로의 실적 발표가 글로벌 패션 산업의 기후, 정책, 소비 환경 전반에 어떤 중장기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