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최우선…美 오해 없길 바란다” 이재명 대통령, 대미특사단 박용만 임명 및 김종인과 오찬 회동

정치권이 대미 외교 전략을 두고 가파르게 맞붙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대미특사단 단장으로 임명한 가운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오찬에서 ‘친중’ 논란 차단을 위한 한미동맹의 최우선 기조를 강조했다. 한미관계의 우선순위와 특사단 교체 배경을 둘러싼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정치적 파장이 정국에 확산되는 양상이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용만 전 회장을 특사단장으로 임명하고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 김우영 의원을 함께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종인 전 위원장을 단장으로 내정했다가 박 전 회장으로 교체한 점 역시 설명했다. 우 수석은 “박 전 회장은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인으로, 미국과의 경제협력이 더 원활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본인도 긍정적으로 수락했다”고 말했다.

특사단 인선 배경에 대한 질문에는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그 사정 때문”이라고만 전했다. 최근 이언주 최고위원이 김 전 위원장의 적합성에 대한 메시지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당내 불협화음이 인선 변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우 수석은 “특사단의 목적은 구체적 사안 해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변화를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오찬에서도 외교·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김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 경제의 최대 문제는 양극화와 저출생인데, 이를 극복하려면 특히 중소 제조업 경쟁력 활성화 정책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문제 해결이 이재명 정부의 과제”라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필요할 때마다 의견을 나누기로 합의했다.

특히 김종인 전 위원장은 “대미 관세협상에서 조급히 움직이기보다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하고, 미국 내에 이 대통령을 ‘친중’으로 오해하는 시각이 있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동맹, 한미관계를 최우선으로 모든 문제를 다루고 있다. 미국이 나에 대해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고 답했다.

정치권은 이재명 대통령의 특사 인선 변동이 외교 노선과 관련된 신호인지 주시하며, 야권에서는 인선 과정의 불협화음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여권에서는 박용만 전 회장 임명으로 경제외교의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향후 국회와 대외정치 전문가는 대미특사단 파견 결과와 한미관계 속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필요한 현안 발생 시마다 박용만 특사단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며, 특사단의 국제 무대 활동이 국내 정치에도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