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음주운전 후 뺑소니, 2명 사상”…마세라티 운전자 징역 7년6개월 확정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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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광주에서 음주운전 끝에 2명의 사상자를 낸 ‘마세라티 뺑소니범’ 30대 남성이 실형을 확정받았다. 5일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건은 2023년 9월 24일 오전 3시 11분경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발생했다. 김씨는 술을 마신 채 마세라티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동승자인 운전자의 여자친구가 현장에서 숨지고, 오토바이 운전자 역시 중상을 입었다. 피해자는 지역 배달업 종사자로 퇴근길에 연인과 함께 이동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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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사고 직후 현장을 이탈해 도주했고, 텔레그램을 통해 친구 오모(33)씨의 대포폰 등 도움을 받아 도피를 시도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김씨가 최소 소주 2병 이상을 섭취한 뒤 운전한 것으로 보고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했다. 아울러, 김씨는 사고 직후 출국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서울 강남 유흥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가 몰던 마세라티 차량은 서울 소재 법인 명의로 등록돼 있었으며, 책임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점도 재판 과정에서 도마에 올랐다. 이번 판결과 별개로, 김씨는 은신처를 요구한 혐의로도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또 김씨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정황을 확보해 추가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도피를 도운 친구 오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음주운전·뺑소니 사범에 대한 처벌의 실효성, 법인 명의 차량의 관리 책임, 보험 미가입 차량에 대한 제도적 허점이 지적됐다. 한편, 경찰과 사법 당국은 후속 수사 절차와 함께 유사 피해 재발 방지 대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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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뺑소니범#음주운전#대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