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버디 두 차례 폭발”…고지우, 용평 오픈 1R 선두→시즌 첫 우승 정조준
강원 평창의 녹음 사이, 고지우의 샷은 매서운 집중력을 증명했다. 8번 홀 벙커 위에서 벌어진 침묵을 뚫고, 고지우의 볼이 홀 가까이에 안착한 순간 꾹 누른 감정이 폭발하는 듯했다. 메이저 대회의 긴장감 속, 관중의 시선은 하나같이 홀 컵을 향했다.
27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 1라운드에서 고지우는 9개의 버디와 1개의 보기를 묶어 8언더파 64타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올랐다. 올 시즌 우승이 없는 최민경, 서어진, 최예본, 그리고 개인 통산 1승의 이승연도 64타를 기록하며 치열한 선두다툼을 펼쳤다.

10번 홀에서 티오프한 고지우는 첫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중반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흐름이 주춤했다. 짙어진 긴장감도 잠시, 17번 홀부터 2번 홀까지 내리 4연속 버디를, 5번 홀부터 8번 홀까지 다시 한 번의 4연속 버디를 몰아쳤다. 8번 홀에서는 벙커를 빠져나와 홀 주변 3.84미터에 공을 붙인 뒤, 흔들림 없는 버디 퍼트로 박수를 이끌어냈다.
고지우는 2021년 KLPGA 데뷔 이후 매 시즌 공격적인 플레이를 뽐내왔다. 2022년엔 시즌 버디수 공동 1위(336개), 평균 버디수 2위, 버디율 2위에 올랐으며, 올 시즌에는 버디수와 버디율 모두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올린 158개의 버디, 평균 4.1579개의 기록, 23%를 넘는 버디율은 독보적이다. 지난해 7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우승 이후, 약 11개월 만에 시즌 2승을 노린다. 고지우는 “좋은 기억이 있는 곳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동 선두의 최민경, 서어진, 최예본, 이승연은 나란히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으며, 이승연은 2번홀부터 6번홀까지 5연속 버디를 터뜨려 눈길을 끌었다. 시즌 다승 1위 이예원은 버디 4개와 이글 1개, 보기 1개로 67타를 적어내며 공동 13위에 자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박현경은 69타(버디 4, 보기 1)로 45위에 랭크됐고, 고지우의 동생 고지원은 4언더파 68타로 상위권 입상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한편, 지난해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경험했던 최예림은 허리 부상으로 대회를 기권했다.
버디 세례와 환호가 가득했던 첫날. 고지우는 자신만의 리듬과 집중으로 중간 선두를 지켰다. 용평 오픈 2라운드는 28일 같은 장소에서 계속 진행되며, 고지우는 시즌 첫 승과 2년 연속 용평제패를 정조준한다.
하루의 긴장을 그린 위에 담은 선수들. 팬들의 탄성, 벙커를 딛고 솟은 희망, 각자가 만들어갈 서사가 평창의 바람을 닮았다. 용평 오픈은 28일 2라운드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