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하로 환자 삶의 질 개선”…노바티스, 만성백혈병 환우 응원 캠페인
만성골수성백혈병(CML) 환자를 위한 삶의 질(QoL) 개선 노력이 제약업계에서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노바티스가 ‘세계 만성골수성백혈병 인식의 날’을 맞아 ‘아주 보통의 하루(아보하)’ 캠페인을 선보이며, 환자의 신체적·심리적 부담 경감과 의료진 소통을 촉진하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업계는 이번 활동을 만성질환 환자 지원 모델 변화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아보하 캠페인은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이 치료와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2000년대 표적항암제 개발 이후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으나, 환자가 느끼는 피로, 부작용, 정서적 제약 등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국제 설문조사(CML SUN)에서도 환자와 의료진 모두 치료 결과 못지않게 삶의 질 향상을 주요 목표로 인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응답 환자의 약 20%는 부작용 등 신체적 부담을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와 달리, 치료 과정의 구체적 불편함을 지나치게 인내하는 문화가 만성질환군 전반에 잔존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정철원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CML은 장기 치료가 필수인 만큼 신체·정신적 불편 관리가 중요하다”며 “혼자 참지 않고 의료진 상담을 통해 적극 관리해야 효과적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바티스는 실제 환자 사례에서 착안한 드라마 영상을 제작·공개하고, 개인 맞춤 ‘삶의 질 다이어리’ 및 웹 정보를 배포했다. 이 도구는 환자가 일상, 가족관계, 집중력, 정신건강은 물론 부위별 증상을 기록함으로써 의료진 상담을 구체화하는 데 활용된다. 또, 아보하 캠페인은 CML 환자간의 경험 공유, 사회적 인식 제고, 가족·동료 지지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만성질환 치료는 생존율 자체보다 일상 회복과 삶의 질 향상으로 목표가 확장되는 추세다. 유럽 및 미국도 맞춤형 치료계획, 치료과정 동반자 프로그램, 디지털 건강 기록 등 환자 중심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진이 능동적으로 심리·일상 관련 증상을 파악하고, 환자도 자신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방식이 주력된다.
산업계는 사후 치료뿐 아니라 환자 경험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신약개발과 맞춤치료 고도화의 핵심 조건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만큼 중요한 가치가 환자 삶의 경로를 바꾸는 ‘경험 혁신’에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아보하 등 환자중심 캠페인이 정착된다면 만성질환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기술 도입과 지원체계가 함께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캠페인이 실제 환자 생활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관심을 두고 있다. 기술 발전에 발맞춘 의료·사회적 지원책 정착이 만성질환 분야 혁신의 속도를 좌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