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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치료제 플랫폼 품는다”…노바티스, 애비디티 17조원 인수로 신경질환 공략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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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가 RNA 기반 신경근육질환 치료 기술로 글로벌 제약산업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 스위스계 대형 제약기업 노바티스는 미국 애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Avidity Biosciences)를 약 120억 달러, 한화로 17조원에 인수하기로 26일(현지 기준)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노바티스는 근육세포 타깃 RNA 전달 플랫폼인 AOC(항체-올리고뉴클레오티드 접합체) 기술, 그리고 후기 단계 신경과학 치료제 파이프라인까지 한꺼번에 손에 넣게 됐다. 업계는 RNA 치료제 시장의 ‘차세대 플랫폼’ 선점 경쟁에서 노바티스가 확실한 선두로 치고 나섰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애비디티가 개발한 AOC 플랫폼은 올리고뉴클레오티드(유전정보 제어물질)와 특정 안티바디(항체)를 결합시켜, 표적 근육조직에 RNA치료제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혁신적 방식이다. 기존 RNA 약물이 혈류 내에서 근육조직으로 이동하기 어려웠던 숙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 유전성 신경근육질환(예: 근디스트로피, 희귀 근육유전병 등) 치료의 미충족 수요에 주목받아 왔다. “항체를 문제조직 표면에 결합해 올리고뉴클레오티드를 정확히 전달한다”는 점에서, 기존 mRNA 의약과 차별화된다. 노바티스가 확보하는 후기 임상단계 신경질환 파이프라인은 향후 임상 성공 시 치료 접근성을 크게 높인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시장 측면에선, 근디스트로피 등 심각한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수요가 미국·유럽 중심으로 연 10조원대 급성장하는 가운데, AOC 기반 RNA치료제 상용화 속도가 주목받고 있다. 애비디티는 희귀질환 중심 유전자 치료제 시장에서 빠르게 임상 적응증을 확대해 왔다. 실질적으로 환자 치료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여지로 의료계와 투자업계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비교에서도, 파이저·로슈·사노피 등 대형 제약사가 유사 RNA 플랫폼을 개발 중이나, 노바티스-애비디티 결합은 후기 임상 자산 확보 속도와 신생 AOC 플랫폼의 실증에서 차별화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바이오벤처들도 항체-올리고뉴클레오티드 결합 분야에서 뒤따르고 있지만 기술 성숙도와 임상 진입 속도에서 격차가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번 인수에는 규제당국 승인 및 애비디티 일부 자산의 스핀오프(분리) 등도 포함된다. 애비디티는 정밀심장질환 분야 초기 파이프라인은 별도 회사(SpinCo)로 법인분할한 뒤 인수 절차를 끝마칠 계획이다. 노바티스는 법적 절차 마무리와 동시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관련 허가 프로세스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바스 나라심한 노바티스 CEO는 “AOC 플랫폼과 후기 자산은 파괴적 혁신을 통해 표적적이고 동급 최초(First-in-class) 약물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노바티스의 기술 도입 및 파이프라인 확장이 희귀 신경질환 치료 영역 자체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상용화 일정을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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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애비디티바이오사이언스#rna치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