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이름 쏟아진 토론토의 밤”…얼굴, 1인 2역 감정 몰입→새로운 찬사 기대
맑은 미소로 시작된 박정민의 토론토 영화제 방문은 곧 관객들이 연호한 “박정민”이라는 이름 세례에 놀라움과 뿌듯함이 뒤섞였다. 영화 ‘얼굴’에서 임동환이자 임영규의 젊은 시절까지 1인 2역을 소화한 박정민은 익숙하고도 특별한 감정선을 오가며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해외에서 마주한 자신의 이름이 현지 관객의 입에서 터져나올 때, 그는 새로운 차원의 기쁨과 부담을 동시에 마주했다.
박정민은 자신의 이름이 토론토의 하늘 아래 울려 퍼진 순간을 “감독님이 다시 저를 무시하지 않겠다고 농담할 만큼 놀라운 경험”이라고 회상했다. 1인 2역의 도전에 대해 그는 “부담이 없었다”며 연기에 대한 자유로움과 재미를 전했다. 출연 결정 당시는 별도의 출연료 없이 영화의 진정성과 저예산 취지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자신이 아버지와 아들을 넘나드는 독특한 인물의 감정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하나로 겹쳤다. 박정민은 감독과의 호흡, 원작 도서에 대한 애정, 그리고 ‘젊은 임영규’에 대한 끌림이 1인 2역 수락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박정민은 극 속 권해효와의 감정 교차점에 깊이 천착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가 존재하지 않으면 설명이 어려운 인물이라는 점, 그리고 두 인물이 내포한 감정의 결이 놀랍도록 싱크로율을 보였다는 대목에서 진심을 묻어냈다. 그는 “감정적으로 두 인물이 닮아 있었다”며 우연히 맞닿은 연기의 결이 선배 권해효와 의논 없이도 자연스럽게 연결됐다고 강조했다. 신체적으로도 작은 움직임, 목소리 톤의 차이로 인물의 입체감을 살렸다는 솔직한 후기를 남겼다.
신현빈이 맡은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어머니 정영희’ 역할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민은 “현빈의 목소리와 몸짓만으로도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며 동료 배우로서 깊은 존경을 표했다. 현장에서 얼굴마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진중한 연기 호흡을 이어가며, 오히려 평소와 다른 감각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박정민이 영화 ‘얼굴’로부터 듣고 싶은 칭찬은 그저 ‘잘했다’는 간결한 한마디. 영화 한 편이 조금 더 많은 이들에게 작은 파장을 남기길 바라는 그의 진솔한 바람에는 배우로서의 겸허함과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이 스며 있다. 임동환뿐 아니라 임영규의 젊은 시절까지 품은 이 특별한 1인 2역은 ‘얼굴’에 더 묵직한 감동을 불어넣었다.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 등 배우들의 탄탄한 앙상블과 함께 ‘얼굴’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러시아, 일본, 대만 등 세계 각국에서 관객을 만나게 된다. 긴 여운과 묵직한 감정을 안긴 ‘얼굴’은 9월 11일 국내 극장가를 시작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순차적으로 상영돼 전 세계 관객의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