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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한·북핵·서해 구조물 거론”…조현 장관, 이번주 방중해 왕이와 현안 조율
정치

“시진핑 방한·북핵·서해 구조물 거론”…조현 장관, 이번주 방중해 왕이와 현안 조율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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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외교적 충돌과 전략적 협력 기로에 선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번주 베이징을 방문해 한중 간 핵심 현안을 직접 협의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방한이 주요 의제로 부각되는 동시에, 북한 비핵화와 서해 구조물 문제 등 양국 현안이 총체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14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현 장관은 오는 17일경 중국 베이징을 찾아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이번 방문은 조 장관 취임 이후 첫 방중 일정으로, 한중 간 고위급 소통 재개라는 의미도 더해진다.

이번 회담에서는 무엇보다 내달 말 경주에서 예정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측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외교가에선 시 주석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정상 간 대면 교류는 한중 관계 복원과 진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문제 역시 핵심 의제다. 이달 초 중국 전승절 때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언급이 빠짐에 따라, 그간 유지됐던 ‘북핵 불용’의 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에 조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한중 공동 목표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중국 정부가 건설적 역할을 확대하도록 촉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이 서해상에 설치한 무단 구조물 등도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 장관은 취임 초부터 미국과의 동맹 및 한미일 3각 협력 강화 원칙을 강조해왔지만, 실용적 접근을 통해 한중 관계 관리에도 무게를 실어왔다. 실제로 지난 7월 왕이 부장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양국 고위급 교류를 긴밀히 추진해 한중 전략적 협력을 발전시키자”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맞서 왕이 부장은 “중한 관계는 제3국의 간섭을 받아서도, 흔들려서도 안 된다”며 한국의 미국 중심 대중국 정책에 경계 메시지를 보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중을 정례적 상호 방문 틀을 벗어난 조치로 보기도 한다. 전임 조태열 장관이 지난해 5월 중국을 방문했던 전례상, 순번상 왕이 부장이 방한해야 하지만, 조 장관은 “실용적 접근이 핵심”이라며 순서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격식이나 순서보다는 양국 현안 해결을 위한 방문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조현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APEC 정상회의 한중 정상회담, 북핵 문제, 서해 구조물 갈등 등 동북아 주요 외교 현안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정부는 향후 한중 고위급 교류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실질적 외교 성과 도출을 위해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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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왕이#시진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