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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초50 질주”…조엘진, 400m 계주 금빛 폭발→한국 단거리 새 역사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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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초50 질주”…조엘진, 400m 계주 금빛 폭발→한국 단거리 새 역사 쓰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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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곗바늘이 잠시 숨을 멈춘 듯한 결선 마지막 구간, 조엘진의 폭발적인 질주에 결승선 앞 선수들은 일제히 시선을 빼앗겼다. 38초50, 대회장을 가득 메운 함성 속에 대한민국 대표팀의 피니시 라인이 오롯이 금빛으로 물들었다. 모자를 들어 올린 채 환한 미소를 짓는 조엘진, 그의 얼굴에는 새 역사의 두드림과 간절한 각오가 동시에 떠올랐다.

 

조엘진과 대한민국 대표팀은 28일 독일에서 진행된 2025 라인-루르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38초50의 기록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38초80)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기록은 한국 육상 최초로 세계 종합대회 단거리 계주에서 거둔 금메달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빠른 스타트와 안정적인 팀워크, 마지막 주자 조엘진의 폭발적인 가속력까지 삼박자가 완벽히 맞아떨어진 순간이었다.

출처=예천군
출처=예천군

2005년생인 조엘진은 예천군청 실업팀 소속이자, 100m 고교 신기록(10초30) 보유자다.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성장한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육상화를 처음 신고 무서운 성장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 5월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400m 계주에서는 38초49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특히 조엘진의 이름 앞에는 ‘염소 소년’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아역배우 시절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선보인 “염소 사줘” 한마디 덕분이었다. 그 재치와 순수함, 그리고 트랙 위에서 터지는 폭발력은 수많은 팬들의 자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조엘진은 스타트 보완과 후반 가속력 강화를 위해 근력 및 스피드 훈련에 전념 중이다. 예천군 역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그의 도약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엘진은 “대한민국 육상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다짐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예천군 김학동 군수는 “이번 금메달은 예천군 스포츠 브랜드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쾌거”라며, 조엘진과 육상 대표팀에 찬사를 전했다.  

 

찰나 속에 스민 땀방울, 스스로를 이긴 질주가 울림을 전한다. 라인-루르의 여름과 함께 탄생한 조엘진의 이름은 이제 한국 육상에 새로운 꿈과 용기를 품는다. 2025 라인-루르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의 평행선 위에서, 단거리 육상은 첫 금빛 이정표를 세웠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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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진#예천군청#라인루르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