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나스닥 고점 후 차익실현 매물 출회”…미국 증시, 기술주 피로에 동반 하락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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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9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차익실현 매물 출현과 투자심리 조정이 겹치며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S&P500, 나스닥종합, 다우존스 모두 장 초반 사상 최고치 경신에도 불구하고 이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됐고, 성장주 피로감과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를 제한했다. 이러한 조정은 최근 급등 랠리를 주도했던 AI·반도체 섹터에서도 나타나, 신흥 모멘텀 종목 중심으로 단기 ‘숨 고르기’ 장세가 펼쳐졌다는 평가다.

 

미국(USA) S&P500은 0.28% 내렸고, 나스닥종합지수는 0.08% 하락했다. 다우존스는 0.52% 내려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장중 나스닥은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곧바로 차익실현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엔비디아는 아랍에미리트(UAE)로의 AI 칩 수출 허가 소식에 장중 한때 3.27% 급등하며 시가총액 5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으나, 종가 상승률은 1.79%로 다소 축소됐다. 같은 날 테슬라는 0.72% 하락했고, 애플도 1%대 약세로 마감해 고성장주 내부의 피로감이 드러났다. 반면 아마존, 메타 등 광고 및 커머스 중심 종목에는 저가 매수세와 스타일 로테이션 현상이 관찰됐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이날 증시 하락의 배경에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최근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누적된 밸류에이션 부담·정부 셧다운 등 정책 불확실성, 그리고 단기 급등 피로가 동시에 작용한 점이 꼽힌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 50bp 인하 가능성은 81.5%로 전일 대비 소폭 높아졌으나, 이는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 VIX(변동성 지수)가 0.80% 상승하며 옵션 방어 수요가 늘어난 점 역시 투자 환경의 신중한 기조를 뒷받침했다.

 

종목별로는 클라우드 마진 논란에도 오라클이 3% 넘게 반등했고, 코스트코와 델타항공도 탄탄한 실적 발표에 힘입어 각각 3~4%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보잉이 4% 이상 하락하면서 다우지수 전반의 낙폭을 키웠다. 업종별로 경기순환주가 전체적으로 디스카운트 받는 가운데, 필수소비재만 방어력을 보였다. ETF 시장에서는 인베스코QQQ, SPDR S&P500 등 주요 레버리지·섹터 상품별로 혼조 양상이 감지됐다.

 

환율 역시 국내 투자자(서학개미)에게 중요한 변수로 꼽히고 있다. 10월 2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24.7원까지 상승했으며, 이는 원화 환산 주식 수익률과 직결돼 환율과 주가 동시 변동의 복합적 영향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테슬라, 엔비디아 등 베타주 중심의 포트폴리오일수록 환차익·환손익이 체감값을 크게 좌우하는 상황이다.

 

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10월 8일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보관금액은 169조 9,798억원으로 집계되며 하루 전보다 1조 5,000억원 이상 유입됐다. 세부적으로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 AI·반도체 주요주에 자금 유입이 지속됐고, 레버리지 ETF와 섹터 ETF에서도 활발한 매수세가 포착됐다. 다만 가격 강세와 보관금액 증감의 방향성이 반드시 일치하진 않아, 단기 차익실현 매물과 리밸런싱성 매수·매도가 교차하는 혼조장을 드러냈다.

 

월 단위로 보면 2025년 미국 증시 보관금액은 9월 221조 5,900억원에서 10월 231조 5,541억원으로 한달새 4.5%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의 배경에는 AI·반도체·빅테크 중심 성장주 선호 강화가 자리한다. 하지만 레버리지 상품 비중 확대로 단기 변동성 노출도 역시 커진 상황이며, 환율·정책·실적 이벤트에 따른 수익성과 위험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와 CNBC 등 주요 외신도 “차익실현성 매물과 대형 이벤트성 호재가 교차하며 업종·스타일 사이의 순환매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과열 조정과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지만, 장기 관점에서는 AI·빅테크·반도체 성장 스토리가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뉴욕증시의 동반 조정세는 성장주 중심 랠리 이후의 포지션 조절 국면임과 동시에, 금리·환율·정책 변동 등 복합적 변수 하에서 투자전략 다변화와 위험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사회 및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현 시점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실질 수익률 관리와 신중한 리스크 예산 배분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받고 있으며, 향후 연준의 정책 방향·환율 추이·업종별 순환매가 미국(USA) 증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지속적인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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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엔비디아#서학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