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前사장 참고인 불출석”…해병특검, 임성근 로비 의혹 파장 확대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을 둘러싸고 해병특검 수사와 인물들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한기붕 전 극동방송 사장이 15일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국회 위증 논란과 로비 의혹을 둘러싼 파장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에 따르면 한기붕 전 사장은 이날 소환에 불응했고, “한 전 사장 측이 오늘 오지 않겠다고 했다”며 “향후 일정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 전 사장은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의 측근으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규명에 중요한 키를 쥔 인물로 꼽힌다.

한 전 사장은 채상병 순직 사건 발생 직후 약 7개월간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사회관계망서비스 이용 내역을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부 극동방송 관계자들에게 사무실 PC 자료 삭제를 직접 지시한 정황도 포착돼, 특검팀은 한 전 사장 행동의 고의성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특검은 김장환 이사장에게도 두 차례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목사는 별도 회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특검은 김장환 목사에게 17일 오전까지 직접 출석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 특검 측은 2023년 7∼9월 채상병 수사 외압 논란 시기, 김 목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 전 사단장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한 내역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특검팀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및 관련 위증 의혹을 정조준하는 한편,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육군 소장)에 대해서도 이달 11∼12일 이틀간 피의자 조사를 한 데 이어 16일 재소환할 계획을 밝혔다. 박 소장은 2023년 7∼8월 이종섭 전 장관의 핵심 참모였으며, 직권남용·모해위증 혐의가 중점 대상이다.
이외에도 이종호 전 해군참모총장 역시 지난주 참고인 조사에 사유 없이 불출석한 뒤 17일 오전 소환이 다시 요구된 상태다. 특검은 이 전 총장이 2023년 7월 30일 김계환 당시 사령관으로부터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로 지목됐다는 초동 수사 내용을 들은 사실을 명확히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은 전날 네 번째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특검팀은 전했다. 이와 동시에 국회 위증 공모 혐의를 받는 ‘멋쟁해병’ 단체방 관련자 중 이관형 씨와 사업가 최택용 씨에 대해 각각 17일, 18일 오전 추가로 피의자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특검 소환 상황은 로비 의혹에 기반한 수사 압박과, 국회 위증 논란까지 확산되며 정치권에도 적잖은 충격파를 던졌다. 특검팀은 소환 불응 사유 분석과 추가 증거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향후 국회의 조사와 사법적 판단이 정국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