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문양을 걷다”…전통과 일상이 만나는 체험형 전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요즘은 전통을 현대의 삶에 녹여내는 시도가 눈에 띈다. 유물로 박제됐던 옛 문화가 이제는 동네 골목, 도시의 길바닥 위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서 백제기와문화관이 ‘2025 코리아빌드위크’ 서울 코엑스 건축박람회에 참가해 백제 기와 문양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보도블록과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현장에서는 정암리 와요지에서 출토된 백제 기와 문양을 활용해 개발한 보도블록 2종과 다양한 시제품, 문화 콘텐츠가 관람객을 맞는다. 특히 디자인 등록까지 마친 보도블록은 백제의 조형미를 실생활에 옮긴 결과물로, 관람객은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백제 문양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이 문양을 집 앞 골목에서 매일 본다면, 전통이 훨씬 가까워질 것 같다”는 한 관람객의 소감처럼, 유산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실감은 전시관 곳곳에서 작은 설렘으로 번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백제기와문화관은 2021년부터 교육부의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으로 매해 1,500명 넘는 학생과 시민에게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만큼 전통이 일상의 경험으로 자리하는 흐름이 이미 확산되는 중이다.
문화콘텐츠 전문가들은 이런 시도를 단순한 과거 재현이 아닌, ‘전통을 경험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라 부른다. “전시나 체험은 문화의 배움을 넘어, 일상 감각을 바꾸는 시작점이 된다”고 분석했다.
관람객 반응도 흥미롭다. “백제의 아름다움이 고풍스러움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상 한 켠에 살아 있는 재주가 된다”는 온라인 댓글, “아이와 함께 백제 문양을 만져보니 예전과 지금의 거리가 좁혀진다”는 가족 단위 체험담도 이어진다.
백제기와문화관 관계자는 “박람회를 계기로 백제 전통기와의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부여의 공예문화를 확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작고 사소한 문양의 변화지만, 길 위의 전통은 어느새 지금 우리의 일상과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이 흐름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한 조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