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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 집중관리”…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자살예방 효과 입증해 제도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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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 집중관리”…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자살예방 효과 입증해 제도화 추진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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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중심의 집중 사례 관리 서비스가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자살행동 재시도율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기존에는 자발적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중심의 자살 예방 개입이 이루어져, 자살 시도 경험자나 정신질환 고위험군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의료기술최적화연구사업단(PACEN)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국 주요 병원을 대상으로 병원 기반 집중사례관리 서비스의 임상적 가치를 평가했다.

 

연구는 자살 생각이 있는 주요우울장애 환자 245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집중사례관리군, 대조군)으로 나누고, 집중사례관리군에는 의료진이 포함된 다학제팀이 6개월간 매월 대면 상담과 위기 개입 등 강도 높은 관리를 제공했다. 대조군은 기존처럼 환자가 필요시 병원을 방문하는 통상적 관리를 받았다.

그 결과, 집중사례관리군에서 첫 방문 당시 자살행동을 했던 환자의 70%가 6개월간 재시도를 하지 않았으며, 대조군은 60%에 그쳤다. 집중 사례 관리군은 대조군 대비 자살 생각이 24% 더 줄고, 우울 및 불안 증상도 각각 53%, 135% 더 크게 개선됐다. 중재를 완전히 마치지 못한 환자들에서도 집중 관리군의 입원·사망 사례가 낮아 병원 기반 중재의 실효성이 부각됐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 배정 비교 임상시험(RCT)으로 설계돼 근거 신뢰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사한 모델이 일본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전국 수가화돼 시행 중인 점이 언급되며, 국내에서도 정책 반영 및 적정 수가 책정의 핵심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서비스 제공 대상을 자살시도자뿐 아니라 조현병·우울장애 등 자살 고위험 정신질환자로 단계적으로 넓히고, 병원 내 개입을 1차의료기관과 지역 정신건강센터 등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집중관리 서비스의 질 유지와 사례관리자 전문성 확보를 위해 수가 구조와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러한 기술 기반 사례 관리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자살 예방 정책 혁신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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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의료연구원#집중사례관리#주요우울장애